아르센 벵거(67) 아스날 감독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16~17시즌 박싱데이 일정이 EPL 감독을 맡은 20년 사상 가장 “불공평”하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아스날은 최근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1일(이하 현지시간)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경기를 소화한 지 이틀 만인 3일 본머스 전을 치러야 한다. 벵거는 본머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출전 명단을 대거 교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12월31일 스완지시티와 경기를 가진 본머스는 아스날보다 25시간을 더 쉴 수 있다.
클럽마다 일정도 천차만별이다. 일정이 가장 여유로운 첼시는 지난해 12월26일부터 올 1월4일까지 총 10일에 걸쳐 세 경기(26일ㆍ31일ㆍ4일)를 치르는 반면, 사우샘프턴은 12월28일부터 1월2일까지 총 6일 동안 세 경기(28일ㆍ31일ㆍ2일)라는 쉴 틈 없는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세 경기를 치르는 데 걸리는 시간만 따지자면 첼시는 223시간이고, 사우샘프턴은 117시간이다. 리버풀도 7일 동안 세 경기를 뛰어야 한다.
이에 벵거 감독이 “팀별 휴식 기간의 차이를 믿을 수가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고 2일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벵거는 “내가 볼 때 20년 사이 가장 불공평한 크리스마스 일정”이라며 “EPL이 경기를 주관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일정 편성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많은 돈을 주고 방송국에 중계권을 팔았고, 방송국이 선택하는 대로 (일정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몇몇 팀은 다른 팀보다 더 운이 좋다. 우리는 악조건 속에서 경기를 치르게 됐고, 나는 쌩쌩한 선수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방송사가 가진 권한의 한계는 TV 중계권이 팔리기 전에 결정된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EPL의 각 클럽들이 박싱데이 등 일정에 관한 권리를 방송사에 동등하게 요구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EPL은 2015년2월에 이미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세 시즌 동안의 EPL 중계권을 51억3,600만 파운드(약 7조6,012억)에 영국 방송사 ‘스카이스포츠’와 ‘BT’에 판매했다. 이 계약에는 박싱데이와 같은 세부 일정이 모두 포함되어 있어 계약이 끝나는 2019년까지는 일정을 변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우진 인턴기자(연세대 사회학 4년)
▦EPL 2016~17시즌 클럽별 박싱데이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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