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 비선실세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가 박 대통령에게 ‘주사 아줌마’를 알선해 진료를 받게 했다는 진술이 최씨 변호인으로부터 나왔다.
최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경재 변호사는 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씨에게) 주사 아줌마가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더니, 대통령이 몸이 많이 피곤하다고 정식으로 의료진을 부르면 기록이 다 남고 복잡하기 때문에 그런 ‘빈 공간(비공식 진료)’을 최씨가 맡아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이면 항상 건강한 얼굴로 (대중에) 나서야 하는데, 몸이 조금이라도 아프다는 게 외부에 알려지면 좋겠느냐. 그런 차원인데 그걸 무슨 마약을 한 것 마냥 (몰아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번거로운 절차를 피하기 위해 최씨가 나섰다는 해명이지만 결과적으로 청와대 공식 의료팀이 아닌 주사 아줌마라는 비선 진료가 이뤄진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지난달 29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압수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폰 분석을통해 이영선 행정관이 정 전 비서관에게 2013년 5월 무렵 '주사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기 치료 아줌마 들어가십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수 차례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이른바 '백선생'으로 불려온 주사 아줌마의 존재는 그 정체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박 대통령의 불법 시술 의혹을 증폭시켰다.
특검팀이 최씨 집에서 일하던 가사도우미와 육아도우미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최씨가 집으로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주사 아줌마를 불렀다는 진술도 나왔기 때문에 이 주사 아줌마가 대통령에게 연결된 주사 아줌마와 동일 인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검은 조만간 최씨를 불러 비선 진료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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