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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상 송인서적 부도… 불황 출판계 설상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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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상 송인서적 부도… 불황 출판계 설상가상

입력
2017.01.02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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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서적 인터넷 홈페이지.
송인서적 인터넷 홈페이지.

대형 서적 도매상인 송인서적(대표 이규영)이 2일 돌아온 어음을 막지 못해 1차 부도를 냈다. 2,000여개 출판사와 거래해온 국내 메이저 도매상 송인이 최종 부도 처리될 경우 거래해온 출판사들이 연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송인서적은 이날 저녁 거래 중인 출판사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오후 4시까지 막지 못한 어음이 모두 80억원이라고 밝혔다고 출판 관계자가 전했다. 최종 부도 처리될 경우 출판사쪽 피해액은 200억원 규모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중견 출판사의 경우 피해 규모가 3억원선, 여타 중소 출판사도 피해 규모가 수천만 원대에서 1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송인서적은 1959년 처음 송인서림으로 출발해 국내에서 1, 2위를 다투는 규모의 대형 도매상으로 성장했지만 외환위기 때 부도난 적이 있었다. 당시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빚을 갚고 1998년 법인등록으로 재창업했다가 이번에 다시 부도를 맞은 것이다. 송인의 현재 연 매출은 600억원선이지만 출판사 어음 이외 어음이 매달 1억여원 가까이 돌아오는데다 은행 부채도 50억원에 이르러 회생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출판계 관계자는 “대형 출판사들은 담보나 현금 없으면 책을 주지 않기 때문에 중소형 출판사에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며 “도매상이 현찰로 책을 사 소매점에 넘기면 바로 현금이 돌아오지 않는다. 출판 도매상을 ‘출판계 동맥’이라고 일컫는데, 대형 출판사나 소매 서점이나 제 살길만 찾겠다고 하면서 (송인이)2~3년 남는 거 없이 장사한 걸로 안다. 다른 도매상도 비슷한 사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가뜩이나 출판 불황으로 힘겨워 하는 출판계는 1998년 외환위기 때 대형 도매상 연쇄 부도를 떠올리며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당시 송인서림 부도 직후 국내 서적 유통업계 1위로 단행본 서적의 40%를 공급하던 보문당까지 도산하는 바람에 500개가 넘는 서점이 문을 닫았고, 정부가 위기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500억원을 긴급 지원했다.

출판계는 3일 채권단을 구성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400여개 출판사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도 이날 오전에 긴급 대책회의를 열기로 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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