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만 비서 사망은 심근경색”
국과수 부검에도 타살설 제기
“박 대통령 5촌 살인 사건 제보”
박근혜 대통령 동생 박지만(59) EG회장 비서 주모(45)씨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커지고 있다. 심근경색에 의한 사망이라는 부검 결과가 나왔지만 최근 의구심이 증폭된 박 대통령 5촌 간 살인사건에 주모씨가 연루됐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타살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주씨의 부검을 의뢰한 결과 사망 원인이 ‘관상동맥 경화로 인한 허혈성 심근경색’이라는 소견이 나왔다”고 2일 밝혔다. EG 비서실 총무팀에서 10여년 간 일한 주씨는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자택 아파트 거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외부인 침입 흔적이나 사체에 외상 등이 없어 그가 지병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난달 한 다큐멘터리 방송 프로그램에서 박 대통령 일가의 미스터리한 사망사건을 재조명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 사건이 발생한 데다 숨진 주씨가 방송 제보자라는 소문도 퍼지면서 타살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앞서 방송은 2011년 박 대통령의 5촌 조카인 박용철씨가 사촌인 박용수씨에게 살해당한 사건을 다루며 이면에 박 대통령 남매의 갈등이 있다고 보도했다. 피의자로 지목된 박용수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사건은 종결됐지만 육영재단 소유권을 둘러싼 박 대통령의 여동생 박근령씨 부부와 박 회장간 다툼 과정에서 두 사람이 희생됐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특히 박근령씨 남편 신동욱 공화당 총재는 방송에서 “박용철씨가 2007년 중국에서 자신을 청부살해 하려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씨는 2011년 이 사건 관련 재판 증인 출석을 앞두고 숨진 채 발견됐다. 신 총재는 이날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자살 또는 타살이면 제 사건과 개연성이 99%”라고 주장했다. 갑작스런 주씨의 사망 시점도 의혹에 힘을 보태는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조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박 대통령 5촌 조카 살인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특검에 재수사를 의뢰했다. 수사 의뢰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의혹 제보자로 알려진 당사자가 사망한 것이다.
정치권은 경찰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산지기 노인부터 5촌 조카들의 이상한 죽음, 중국에서 신동욱씨를 추격하던 조직, 박지만씨 수행비서 죽음까지 모든 것이 미스터리”라며 “전면적인 재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경찰은 타살 혐의가 없다며 수사착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사건 기록과 부검 결과 등을 볼 때 (병사를)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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