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택 대전시장은 2017년 시정을 이끌어 갈 큰 틀이자 시민들에게 시정가치를 이해시킬 수 있는 시정화두로 ‘행복 나눔’을 제시했다. 올해는 민선 6기를 실질적으로 마무리해야 하는 해이기 때문에 그 동안 이룩한 성과를 시민들과 나누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권 시장은 민선 6기를 시작하며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 발목이 잡혀 전반기까지는 시정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수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대법원의 파기 환송 이후 시의 각종 사업추진에서 동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권 시장은 민선 6기를 출발하며 시정 화두를 행복드림(1년차)-행복키움(2년차)-행복나눔(3년차)-행복누림(4년차)으로 정하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행복드림은 시민들의 행복 제고를 위한 사업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단계이며 행복키움은 1년차에서 세운 계획을 숙성시켜 구체화 한다는 의미다. 3년차인 올해에는 민선 6기 추진해온 사업을 사실상 마무리해야 하는 해이기 때문에 그 동안 추진해온 정책을 가시화하고 성과를 시민들과 공유하겠다는 것이다. 마지막 4년차는 시민들이 성과를 체감하고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권 시장은 “2016년은 경청과 현장행정을 기반으로 시민행복과 대전발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시간으로, 지역현안 해결에 청신호가 켜지고 일부는 성과도 거두었다”며 “2017년은 성과들을 완성하여 결실을 거두고 시민들과 나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올해 추진할 역점사업으로 4가지를 제시했다. 지난해 기틀을 마련한 청년 취ㆍ창업과 도시재생, 안전한 도시, 대중교통혁신 분야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청년들이 희망보다 절망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은데 청년에 대한 투자는 우리의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한다”며 “청년들의 절망을 열정과 희망으로 바꾸어 나가는데 대전시가 희망의 사다리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도시 재생은 대전만의 색깔을 가진 차별화한 성공모델을 만드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원도심 중심지인 옛 충남도청사에 대한 부지매입 관련 국비가 확보됨에 따라 활용방안 마련에 착수할 수 있게 되었다. 권 시장은 “도청이 내포로 이전한 후 침체되고 있는 인근지역을 사람이 모이고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지역 대표 명소로 만들겠다는 의지”라며 “도청 뒷길을 예술과 낭만의 거리로 조성하고 옛 관사촌을 원도심 문화예술의 전초기지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유성지역 원자력 안전 문제가 불거진데 대해 그는 “올해를 원자력 안전 격상의 해로 삼아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자치구와 원자력 안전기관, 시민단체, 정치권 등이 유기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대응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지난 연말 공무원들과 원자력 사고를 다룬 영화 ‘판도라’를 보고 난 후 투명하고 제대로 된 대응체계를 갖춰야겠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고 덧붙였다.
대중교통 혁신분야에서는 무엇보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의 성공적인 건설기반 마련에 전력할 방침이다. 권 시장은 “처음에는 시민들이 트램을 잘 알지 못해 건설에 대한 걱정이 많았는데 점차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법과 제도 개선도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건설을 위한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시장은 트램 도입이 무엇보다 장애인과 노약자, 어린이 같은 교통약자를 고려한 ‘인본주의’차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시 인구 변화 추세를 감안하면 2030년에는 교통약자 비율이 전체 인구의 4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교통약자 편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교통수단이 절실한데 이에 적합한 것이 트램”이라고 설명했다.
권 시장은 “올해에는 시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트램 도입을 추진하는 국내 다른 자치단체와 파트너십을 구축, 외연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트램 공사에 따른 불편사항과 차로 감소 대책 등을 설명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 시민들의 참여와 협력을 이끌어 내는데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 시장은 9월에 열리는 아ㆍ태도시정상회(APCS)를 통한 글로벌 브랜드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 세번의 도전끝에 유치한 APCS는 아ㆍ태지역 100여개 도시의 시장, 학자, 기업인, 청년 등 1,500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다. 권 시장은 “과학도시답게 혁신 이미지와 젊음, 전통문화에 중점을 두고 대전만의 특색을 입힌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대전이 아ㆍ태중심도시로서의 국제적인 위상을 확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 기초자치단체와의 불협화음으로 시의 일부 정책에 제동이 걸린 것을 지적하자 권 시장은 “대전 어디에 살든 구민도 시민이라는 인식아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자치구별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되 시정과 구정의 연계협력을 통해 자치구 경쟁력은 물론 시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치구와 맞춤형 경청토론회나 정기적인 구청장과의 간담회, 현장시장실 운영 등 다양한 소통시책을 언급하면서 “구마다 특색은 있을 수 있겠지만 시민입장에서 보면 결국 한 고장”이라며 “대전이라는 공통분모를 위해서는 시ㆍ구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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