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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특혜 류철균 “김경숙이 정유라 잘 봐주라 세 차례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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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특혜 류철균 “김경숙이 정유라 잘 봐주라 세 차례 얘기”

입력
2017.01.0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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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실질심사 출석해 밝혀

“김경숙(전 이대 체육대학장)이 최씨 모녀 보내

연구실에서 1분간 만나… 인사도 안하고 가”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 딸 정유라(21)씨에게 성적 특혜를 준 혐의로 긴급체포된 이화여대 융합콘텐츠학과장 류철균 교수 측이 “김경숙 전 이화여대 체육대학장이 ‘정씨를 잘 봐주라’고 (류 교수에게) 세 번 얘기했고, 최씨와 정씨를 류 교수에게 보내기도 했다”며 특혜를 주는 과정에 김 전 학장의 입김이 있었음을 폭로했다. 김 전 학장은 지난달 열린 ‘최순실 게이트’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학점 부여는 교수 개인의 권한”이라며 학점관리에 개입한 적 없다고 증언한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라 파장이 예상된다.

류 교수 변호인 구본진 변호사는 2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해 “김 전 학장이 ‘정씨가 입학 이후 정윤회씨 딸이라는 이유로 왕따를 당해 우울증에 걸렸으니 학교에서 잘 도와주라’는 취지로 류 교수에게 얘기했다”며 이와 같이 밝혔다.

구 변호사는 “김 전 학장은 지난해 4월 류 교수에게 ‘(최씨와 정씨가) 지금 가고 있으니 만나주라’고 했다”며 “류 교수는 학장이 보냈으니 할 수 없이 (최씨와 정씨를) 한 1분 동안 만났다”고 말했다. 이때 최씨와 정씨는 청탁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연구실에 들어오고 나갈 때 류 교수에게 인사도 하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어 “(김 전 학장과 최씨가) 친한 관계인 것 같았다. 류 교수에게 ‘(최씨) 인상이 어떻드나’라고 묻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교수 승진과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학장이 부탁했기 때문에 들어줄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을 강변했다.

김 전 학장이 말 맞추기를 시도한 정황에 대한 주장도 나왔다. 류 교수 측은 “교육부 감사 때 김 전 학장이 류 교수에게 전화해서 ‘난 체육특기자를 봐주라고 한 것뿐이라고 진술했다’고 말해, 류 교수도 그 취지에 맞춰 진술했다”고 밝혔다. 더구나 김 전 학장은 “나는 단순히 잘 봐주라는 부탁을 한 건데 교수님들이 근거도 없이 그렇게 했나 보다”라고 성적 특혜 책임을 교수들에게 미루는 말을 해왔다고 류 교수 측은 전했다.

구속된 류철균 이화여대 교수가 2015년 1학기 자신의 교양과목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에서 수강생 정유라씨를 대신해 조교에게 작성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된 시험 답안지.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공
구속된 류철균 이화여대 교수가 2015년 1학기 자신의 교양과목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에서 수강생 정유라씨를 대신해 조교에게 작성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된 시험 답안지.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공

한편 대리시험 의혹을 받고 있는 정씨 답안지가 이 날 국회에서 공개됐다. 류 교수가 2015년 1학기 개설한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과목에서 정씨 이름으로 제출된 답안지이다. 정씨는 당시 독일에 체류 중이었고 류 교수는 조교를 시켜 정씨 답안을 대리 작성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입수한 답안지에 따르면 정씨는 14개 문제 가운데 10개를 맞춘 것으로 기록 돼 있다. 김 의원은 “이 시험에서는 수업을 듣지 않고서는 정답을 제시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많았지만 (수업에 출석도 하지 않은) 정씨는 대부분 정답을 기재한 것으로 돼 있다”고 밝혔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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