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랑 딸랑 딸랑…”
새해 첫 경매인 초매식이 열린 2일 오전 6시 30분 부산 서구 남부민동 부산공동어시장. 경매사가 종을 흔들자 50~60명의 중매인들이 순식간에 모여들었다. 나무상자에 가득 담긴 고등어를 앞에 두고 중매인들의 입찰이 이어졌다. 5~6분 사이 짧은 경매로 고등어의 몸값이 매겨졌다.
시끌벅적한 경매소리와 부산 특유의 활력이 넘치는 곳이지만 어민들의 표정은 좋지만은 않았다. 위판 실적이 매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위판금액은 3,000억원으로, 2015년보다 6.4%나 줄어 2008년 3,277억원 이후 가장 적었다. 위판물량도 2015년 19만840톤에서 지난해 18만3,891톤으로 3.6% 줄었다.
위판장의 주인공이자 국민생선인 고등어 소비가 미세먼지 파동과 콜레라 발생 등으로 감소했고, 씨알이 작거나 상품성이 떨어지는 어종이 많이 잡힌 것이 원인이라고 어시장은 분석했다.
고등어의 경우 위판물량(9만3,500여톤)은 지난해보다 7% 늘었지만, 미세먼지 파동 여파로 소비가 줄어 ㎏당 가격이 22%나 떨어져 전체 위판액(1,228억6,000여만원)은 17% 줄었다. 삼치류는 물량(1만4,166톤)은 12% 늘었지만, 금액(467억9,000여만원)은 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오징어는 위판물량이 2015년 1만1,467톤에서 지난해에는 5,097톤으로, 전갱이류는 1만8,284톤에서 8,654톤으로 물량 자체가 50% 이상 줄었다.
지난해 여름철 장기간 이어진 폭염으로 연안 수온이 아열대 바다보다 높은 30도까지 치솟는 이상현상으로 물고기의 이동 경로가 달라지는 등 생태계가 교란된 것도 연근해 어획량이 줄어든 요인으로 꼽힌다.
이주학 부산공동어시장 사장은 “지난해 우리 어시장을 비롯한 수산업계는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지만 초매식을 기점으로 아쉬움은 모두 털어버리고 올해 위판목표액인 3,600억원을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