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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을 하루처럼… 새해 첫날마다 기부하는 강충걸 가족

입력
2017.01.0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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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59, 사진 오른쪽)씨가 남편 강충걸(67)씨와 아들 강예성(37)씨 등 가족이 함께 모은 기부금 500만원을 2일 부산 동구 수정동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하고 있다. 부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박영희(59, 사진 오른쪽)씨가 남편 강충걸(67)씨와 아들 강예성(37)씨 등 가족이 함께 모은 기부금 500만원을 2일 부산 동구 수정동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하고 있다. 부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대(代)를 이어 기부를 실천하고 싶습니다.”

12년째 매년 새해 첫날, 가족의 이름으로 기부활동을 벌이고 있는 강충걸(67)씨 가족의 이야기가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올해 첫 평일인 2일 강씨는 어김없이 아내 박영희(59)씨와 아들 강예성(37)씨가 십시일반 모은 500만원을 부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강씨의 가족이 기부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 매년 평균 500만원 내외를 기부해온 강씨는 “기부를 오래하다 보면 중독이 된다”며 “우리 가족은 한 해의 희망이라 생각하고 기부를 하고 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기부는 12년 전 시작됐지만 계획은 그보다 오래 전이었다. 그는 “1970년 7월 베트남 파병을 갔다 이듬해 10월쯤 부상을 당해 3개월간 베트남 다낭의 이동병원에 있었다”며 “거기서 많은 상이군인들을 봤고 사회에 나가 돈을 벌면 장애인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씨는 현재 부산에서 광고대행업체인 파나엠엔아이를 운영하며 부산국제장애인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부인 박씨는 2000년 개원한 국제장애인협의회 부설 장애인정보화교육원 강사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고 사회적 기업활동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아들 예성씨는 대기업 폴란드지사에서 근무하며 지난해 말 한국에 잠깐 들어왔다가 기부금을 강씨 부부에게 전달하고 출국했다고 한다. 강씨는 “처음 목표는 1억원이 될 때까지 꾸준히 기부하는 것이었다”며 “1차 목표액을 달성하더라도 아들과 그리고 손자까지 대를 이어 기부하는 가족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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