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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1500만… 저가항공 뜨자 제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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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1500만… 저가항공 뜨자 제주 떴다

입력
2017.01.0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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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 등장 10년 만에

관광객 무려 3배나 폭증

외국인도 350만명 이상 찾아

공항 포화로 비행 연착 다반사

중국계 여행사들이 수익 독점

쓰레기ㆍ교통 대란 부작용도

부산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소영(34ㆍ여)씨는 지난해에만 제주를 두 번이나 찾았다. 여름휴가에 이어 지난달 31일에도 친구들과 제주를 찾아 새해맞이 일출을 즐겼다.

김씨는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하면 제주 왕복항공권을 5∼6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고, 인터넷을 통해 게스트하우스나 렌터카를 예약하면 할인율이 커 비용이 저렴하다”며 “경제적 부담도 크지 않고, 해외여행과 달리 별다른 준비 없이도 마음만 먹으면 올 수 있는 곳이 제주”라며 제주여행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저비용항공사 등장, 유커 급증 등으로 지난 한 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가 사상 처음으로 1,500만명을 넘어섰다. 사진은 제주공항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저비용항공사 등장, 유커 급증 등으로 지난 한 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가 사상 처음으로 1,500만명을 넘어섰다. 사진은 제주공항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 한 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가 사상 처음으로 1,500만명을 넘어섰다. 2005년 관광객 500만명 시대를 연 지 10년 남짓 만에 3배로 늘어난 것이다.

2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585만1,401명(잠정집계)으로, 전년도에 비해 16.2% 증가했다. 제주관광객 수는 2005년 500만명을 넘어선 이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지난 2013년 연간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열었다. 이어 불과 3년만에 1,5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대로라면 제주도가 2025년으로 설정한 관광객 2,000만명 시대도 크게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내국인 관광객은 한달에 100만명 넘게 찾아 1,225만2,712명을 기록, 전년도 1,102만4,402명에 비해 11.1%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도 전년대비 37.2%나 늘어 사상 최다기록을 세웠던 2014년 332만명을 넘어 359만8,689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중 유커(중국인 관광객)도 305만8,279명을 기록, 300만명 시대를 열었다. 이들은 지난해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85%를 차지했다.

저비용항공사 등장, 유커 급증 등으로 지난 한 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가 사상 처음으로 1,500만명을 넘어섰다. 사진은 제주공항 활주로 전경. 김영헌 기자.
저비용항공사 등장, 유커 급증 등으로 지난 한 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가 사상 처음으로 1,500만명을 넘어섰다. 사진은 제주공항 활주로 전경. 김영헌 기자.

제주관광객이 급증한 것은 저비용항공사의 등장이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제주기점 국내선 여객 수는 저비용항공사 등장 이전인 2000년에는 863만명에 불과했지만, 2005년 저비용항공사 등장 이후 2010년 1,482만명으로 급증했다. 이어 2015년 2,387만명, 지난해 2,492만명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국내선 여객 중 저비용항공사 이용객은 1,482만명으로, 점유율이 59.5%에 달했다.

또 비자 없이 제주를 찾을 수 있는 무사증제도 시행 등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것도 한몫을 했다. 제주 방문 중국인 관광객은 2010년 40만명, 2012년 108만명, 2014년 286만명으로 증가추세에 있다가 2015년 223만명으로 감소했으나, 지난 해 300만명을 넘어서며 급증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제주 올레길, 유네스코 3관왕 달성(세계자연유산ㆍ세계지질공원ㆍ생물권보전지역) 등도 제주관광 열풍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제주관광이 단기간에 이룬 양적성장의 뒷면에는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제주공항의 포화로 지난해 국내선 항공기 10대 중 2대 이상 꼴로 지연될 정도로 포화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다.

관광객의 증가에 따른 이익이 면세점과 대형마트 등 일부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고, 중국인 관광객 시장을 도내 3~4개 중국계 여행사들과 화교 여행사가 98% 정도를 장악하는 등 독점영업을 하면서 제주를 싸구려 관광지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단기간에 관광객들 급증하면서 도내 쓰레기와 상하수도 처리시설 용량이 한계치를 넘어서고, 렌터카 등 넘쳐나는 차량들로 인해 도심지는 교통지옥으로 변하는 등 각종 부작용으로 제주도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관광객은 넘쳐나고 있지만 이익은 대기업과 중국계 자본들이 챙겨가고, 제주도민들은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만 치우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질적성장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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