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서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은 2일 신년사에서 금융의 디지털화(Digital 化)를 강조하며 "단순히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파이낸셜 어드바이저(Financial Advisor)'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소재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과거의 방식으로는 고객님들을 만족시켜 드릴 수가 없다"며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과 체계를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이같이 밝혔다.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사진=KB국민은행 다음은 윤 회장의 신년사 전문.
KB금융그룹 임직원 여러분!
2017년 정유년(丁酉年)의 희망찬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여러분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먼저, 그룹의 모든 임직원을 대표하여, 저희 KB금융그룹을 변함없이 격려해주시고 성원해주신 고객님들과 주주님들께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지난 한 해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그룹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으신 임직원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KB 가족 여러분!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어김없이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새로운 1년이 우리 앞에 와 있습니다. 저는 지난 연말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취임 당시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그때 말씀 드렸던 것들을 생각해 봤습니다.
직원들의 자긍심을 회복하고 고객의 신뢰를 다시 되찾는 것 그리고 KB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별화해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이를 위해 우리는 정말 쉼 없이 달려온 것 같습니다.
증권업계의 명가(名家)인 현대증권을 KB의 한 가족으로 맞이하여 그룹의 성장과 사업다각화를 위한 새로운 전기(轉機)를 마련했습니다.
마침 오늘은 통합 KB증권이 출범하는 첫날입니다. 우리는 이제 "자본시장에서도 KB가 주역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그룹 내 협업과 시너지를 위한 사전 준비도 차근차근 진행해왔습니다. 은행에서는 영업점 간 협업을 위해 공동영업체계(PG)를 도입하고 증권과 보험 복합점포 개설은 속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계열사들이 함께 모여 일할 수 있는 청사진도 마련했습니다. 머지않아 여의도에는 우리가 고대하던 KB금융타운이 조성되고, KB의 깃발들이 휘날리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모바일 생활금융과 멤버십 서비스인 'Liiv'와 'Liiv mate', 해외에서의'Liiv Cambodia'출시 등 '디지털KB'는 이제 하나씩 실행에 옮겨지고 있습니다. 수익성과 건전성 등 경영지표가 좋아지면서 우리에게 우려의 시선을 보냈던 시장의 시각도 바뀌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시간이지만 우리는 결코 시간을 낭비하거나, 헛되이 쓰지 않았습니다. 이 모든 것은 여러분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KB가족 여러분,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최근 은행과 증권에서 '희망퇴직'이라는 어려운 선택을 하면서 동고동락(同苦同樂)했던 많은 동료들을 떠나 보내게 되었습니다.
조직을 책임지고 있는 CEO로서 수많은 고민과 망설임이 있었고,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KB의 미래와 후배들을 위해 어려운 결정을 해주신 KB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며, 앞으로 하시는 모든 일들에 축복과 행운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그간 땀과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임직원들은 최선을 다하여 KB를 최고의 금융그룹이라는 반석 위에 올려놓겠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우리가 이룬 성과와 결실이 적지 않지만 결코 현실에 안주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바람과는 달리 경쟁이 심해지고 경영환경은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 지 그룹 전 임직원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체계적인 대응으로 난관을 돌파하고 올 한해 목표를 반드시 이루어냅시다. 그 동안 우리는 '리딩금융그룹'이라는 멋진 집으로 복귀하기 위해 열심히 터를 닦고 기초를 다져 왔습니다. 이제부터는 든든한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얹어야 합니다.
수치로 나타나는 성과뿐 아니라, 경영시스템과 금융서비스, 조직문화 등 보이지 않는 모든 부문까지 최고 수준의 진정한 1등 금융그룹으로 만들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올 한 해 그룹의 모든 임직원들이 역량을 쏟아야 할 '그룹의 전략방향'에 대해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고객가치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고객과 KB가 함께 성장해 나가야 합니다. 저성장 국면이 여전히 지속되는 반면, 고객의 금융거래 방식은 금융의 디지털화(Digital化)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거래에서 온라인으로, 전통 금융상품에서 종합자산관리로 바뀌고 있습니다. 더 이상, 과거의 방식으로는 고객님들을 만족시켜 드릴 수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과 체계를 갖추는 것이 우선입니다. 단순히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Financial Advisor'가 되어야 합니다.
기업 고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출, CMS와 같은 단일 금융서비스를 넘어 부동산, 세무, 금융 컨설팅까지 서비스의 영역을 더 넓히고 강화해야 합니다. 온·오프라인 Seamless Service 제공을 위한 비대면 서비스는 언제 어디서나, 더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채널로 자리잡아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변했다지만 고객이 만족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고객님들의 눈 높이가 많이 높아졌습니다.
금융권 최고 전문가가 되도록 자기계발과 자발적인 학습에 더 힘을 씁시다. 'KB'하면 고객의 재산을 지켜주고 불려주는 재산증식의 대명사가 됩시다. 그래야 고객께 더 신뢰받고 사랑 받을 수 있습니다.
둘째, 올해는 모든 계열사가 한 팀이 되어, 그룹 시너지가 극대화되는 원년으로 삼아야 합니다. 우리는 그룹의 수익원을 다양화 할 수 있도록 그 동안 열세였던 보험과 증권부문에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넓혀왔습니다. 각 업권에서 대표기업들이 그룹의 한 가족이 됨으로써 함께 일해야 할 부분이 더욱 많아졌습니다.
올해부터 지주와 은행, 증권의 3사(社) 겸직을 시작하는 WM과 CIB부문은 긴밀한 협업체계를 갖추고 KB만의 시너지 창출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데이터 분석과 디지털금융, 글로벌진출 역시 계열사의 역량을 모으고 함께 일할 때 시너지가 훨씬 커질 것입니다.
협업과정에서 이견이 발생하고 불만도 있을 수 있습니다. 토론은 치열하게 하지만 방향이 결정되면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모두가 KB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됩시다. 서로 대화하고 배려하며 뚝심 있게 실행하는 시너지문화를 만들어 갑시다.
셋째, Digital 금융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중단 없는 혁신을 통해 미래금융을 선도해야 합니다. 사물인터넷, 머신러닝, 인공지능(AI) 등 첨단 신기술이 지구촌 곳곳에 물밀듯이 밀려오고 있습니다.
닌텐도의 '포켓몬 GO'는 세계를 들썩이게 했고 구글의 무인자동차는 상용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미 아마존과 테슬라는 우주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결과에 따라 전 세계 산업지도는 통째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금융그룹의 네비게이션은 어디로 향해야 합니까?" 승자독식(Winner takes all)의 규칙이 적용되는 냉정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과 대응이 필요합니다.
생각의 틀을 과감히 바꿉시다. 새로운 물결은 피하지 말고 적극 부딪힙시다. 데이터분석, 로보어드바이저, 생체인증 등 금융과 기술이 융합된 핀테크 영역에는 인력을 늘이고 투자를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사업추진의 속도를 실행에 맞추어 지금보다 훨씬 더 높여주십시오. 모바일 금융플랫폼과 비대면 채널, 글로벌 진출도 새로운 생각과 접근으로 KB만의 차별화된 이정표를 만들어야 합니다.
디지털 변화는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일의 희망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쫓아만 가지 말고 앞서 나갑시다. 먼저 시도하고 실험해 봅시다. 실패해도 좋습니다. 과감하게 실천합시다.
올해부터 KB가 디지털금융의 'First Mover'가 될 수 있도록 모든 계열사가 지혜와 역량을 모아주십시오. 저 역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KB를 역동적인 조직으로 만들어 나가야겠습니다.
세계 500대 기업의 평균수명은 40~50년 정도이고 코스피 상장기업은 평균 33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우량기업 100년의 역사를 만드는 일이 인생 100년을 사는 일 보다 훨씬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한 세기 이상을 지속해 온 세계적 기업들에게는 저마다 다양한 성공 DNA가 있겠지만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조직이 얼마나 역동적으로 움직이느냐가 지속가능기업의 성패가 되고 있습니다. 모든 계열사는 업권 별 특성에 맞게 변화와 혁신을 추진해 주십시오. 상품과 서비스는 물론 HR과 일하는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전사적인 혁신을 합시다. 은행과 카드, 캐피탈에서 추진하는 차세대IT시스템은 KB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IT가 구축되도록 모두가 관심을 갖고 힘을 모아야 합니다.
수평적이고 열린 조직을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젊은 직원들은 KB의 미래를 이끌어 갈 소중한 자산입니다. 그들의 생각과 아이디어가 KB내에서 꽃필 수 있도록 토양을 만들어 줍시다.
자율형 학습조직(CoP)이 활성화 되고 KB의 발전을 위한 소중한 의견들이 방치되고 묻혀지지 않도록 전 계열사의 사장님, 경영진, 부점장님들께서 제도를 개선하고 지원을 확대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룹 내 역동성을 되살리기 위해 특별히 통합 KB증권이 앞장서 주시길 바랍니다. 자본시장 고유의 진취적 업무처리와 현장의 빠른 의사결정, 그리고 도전정신으로 KB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주십시오.
사랑하는 그룹 임직원 여러분!
2017년 우리가 나아가야 할 코드(CODE)는 정해졌습니다.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고(Customer with KB) 전 계열사가 한 팀으로 일심동체가 되어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워나갑시다(One Firm KB). 디지털 혁신으로 미래금융을 선도하고(Digital KB) 역동적인 KB를 만들어 갑시다(Evolution & Dynamic KB).
이를 통해 KB금융그룹이 '대한민국 1등 금융그룹의 위상'을 회복하는 확고한 발판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룹이 나아갈 방향과 함께할 수 있도록 각 계열사에는 다음 사항을 부탁드립니다.
KB국민은행은 수익성과 건전성을 더욱 공고히 하고 SOHO/SME 시장에서의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어 리딩뱅크의 위상을 반드시 탈환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본시장에서는 KB의 영역을 더욱 넓히고 지배력을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통합 KB증권은 채권자본시장(DCM)과 주식중개업무를 넘어 전 부문에서의 All Round Player가 됨으로써 국내 자본시장 재편의 주역이 되어야 합니다.
KB손해보험과 KB생명보험은 지속되는 규제 변화를 슬기롭게 극복해 주시고 전통 영업채널 외에도 수익기반이 되는 다양한 채널을 확충하는 전환점을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KB국민카드는 그룹 내 마케팅의 첨병이 되어주시고 전통 영업은 물론 디지털 금융과 신사업 등 전사적인 혁신을 통해 카드업계의 지각변동을 주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KB캐피탈은 주마가편(走馬加鞭)의 각오로 본업 경쟁력과 핵심역량 강화에 속도를 높여 한번 더 도약하는 해로 만들어 주십시오.
KB자산운용은 다각도의 변화와 혁신으로 업계 수위 탈환에 힘써주시고 KB인베스트먼트는 중장기 발전방안에 따라 경쟁력 있는 벤처투자회사로서 재탄생 해주시기 바랍니다.
KB저축은행, KB부동산신탁, KB신용정보 역시 각 사별로 중단 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보다 끈끈하게 결속하면서도 효율적인 조직, 생산적인 조직으로 거듭나 주십시오.
마지막으로 KB데이타시스템은 그룹 전반의 차세대 IT시스템 구축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KB금융그룹 임직원 여러분!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더 큰 도전을 시작합시다. 1등 금융그룹의 위상 회복이 결코 쉽지 않지만 모든 것이 우리에게 달려있습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이순간부터 KB 전 임직원이 함께 손을 잡고 KB금융그룹의 희망찬 미래를 만드는 대장정에 나섭시다. 저는 여러분의 KB에 대한 사랑과 헌신이 오늘의 KB를 이루었고, 또 내일의 희망찬 KB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우리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만유심조(萬有心造)교훈을 가슴 깊이 새기고 한 마음 한 뜻으로 손을 잡고 힘차게 나아갑시다.
그리하여 1등 금융그룹의 위상회복이라는 꿈을 이루고 고객과 국민에게 진정한 평생금융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KB가족 모두가 함께 합시다.
KB가족 여러분 올 한해도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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