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인지가 손으로 하트를 그리고 있다./사진=임민환 기자
[성남=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전인지(23ㆍ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신인왕을 거머쥐기까지 피나는 노력을 했다. 최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남서울컨트리클럽에서 본지와 단독 인터뷰한 전인지는 자신의 성장에 주변 사람들의 공이 컸다고 겸손해했다. 전인지의 인터뷰를 그가 '1인칭 화자'로 주위 사람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하는 편지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Dear 고마운 사람들
박원(52) 코치님! 가장 먼저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제 골프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은 바로 코치님이세요. 이 편지를 빌려서라도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네요. 코치님은 저한테 '코스' 같은 분이세요. 코치님을 마주하고 있으면 골프 코스 1번홀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1번홀 티샷을 할 땐 앞으로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모르잖아요. 코치님은 제가 미처 생각지도 못한 방향을 제시해주기도 하잖아요. 물론 가끔은 채찍질도 마다하지 않으시지만요. 코치님 덕분에 항상 동기부여가 됩니다. 따뜻한 면도 지니셔서 아버지 같은 느낌도 많이 들어요. 골프 선수로 성장하는 데뿐 아니라 인생에서도 큰 배움을 주시기에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 전인지가 본지와 인터뷰 도중 손짓을 하고 있다./사진=임민환 기자
박세리(40) 감독님에게도 새해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감독님은 제게 '우상'이에요. 감독님 덕분에 골프 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다는 것은 세상 모두가 아는 사실이죠. 나이상으로 제가 '세리 키즈'는 아니지만, 감독님 덕분에 제가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아요. 감독님이 안 계셨다면, 제가 지금 골프를 하고 있을까요?(웃음)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도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리우 올림픽 때 금메달을 목에 거신 박인비(29ㆍKB금융) 언니! 언니를 보면 '멘탈 갑(甲)'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더라고요. 같이 오랜 시간을 함께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올림픽 때 함께 해서 영광이었어요. 언니의 멘탈은 정말 볼 때마다 예상을 뛰어넘는 느낌이에요. 많이 배울게요.
아, 올해 한 가지 설레고 기대되는 게 있어요. 올해부턴 LPGA에서 (박)성현(24ㆍ넵스) 언니와도 많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 제가 1년 먼저 미국 땅을 밟았지만, 언니가 워낙 골프를 잘하셔서 실력적으론 제가 따로 드릴 말씀이 없네요. 하하. 언니와 투어에서 같이 뛰는 것 정말 기대돼요. 잘 하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고요. 파이팅!
예전에 한국스포츠경제와 인터뷰에서 "실력도 좋고 예의도 바른 후배"라고 저를 칭찬주신 (김)보경(31ㆍ요진건설) 언니에게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요. 언니, 오래 오래 뛰어 주세요.

▲ 전인지가 활짝 웃고 있다./사진=임민환 기자
후배들에게도 전할 말이 있어요. (성)은정(18ㆍ영파여고)아! 얼마 전 한국스포츠경제 기사를 보니 네가 "인지 언니는 항상 웃으시지만, 내면에선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이 가득한 것 같아요. 강하고 독한 면도 있으신 것 같고요"라고 말했더라. 그걸 보고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 그래, 맞아. 즐기면서 골프를 하기 위해 거치는 과정들은 상당히 혹독해. 은정이가 그 혹독한 과정과 나의 내면을 봤을지 모르겠네.(웃음) 내가 생각하는 '즐긴다'는 말 속에는 다양한 뜻이 있어. 나중에 밥 한 끼 하자. 그때 얘기해 줄게!
작년 이 맘 때였지, 아마? (박)지영(21ㆍCJ오쇼핑)이도 한국스포츠경제와 인터뷰를 했더라. 나에 대해 "언니는 경기 때 항상 평정심을 유지하시는 것 같다"고 좋게 말해 준 게 기억나네. 나도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어. 꾸준히 멘탈 훈련을 해온 게 큰 도움이 됐어. 근데 신기해. 마음을 다잡는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지나간 홀은 빨리 잊게 되더라고. 너도 꾸준히 노력해봐. 잘 될 거야.
우리 고려대학교 선후배들도 새해에 다 좋은 일만 있으면 좋겠어. 얼마 전 고려대 모임 때 봐서 반가웠어. 항상 너희들을 응원할게! 나와 제일 친한 김지희(23ㆍBC카드), 김다나(28ㆍ문영), 정연주(25ㆍSBI저축은행), 이아정(29), 윤선정(23ㆍ삼천리) 프로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아!
팬 카페 '플라잉덤보' 분들께도 한 말씀 올려요. 여러분은 저를 환하게 밝혀주시는 '반딧불' 같은 존재에요. 고생 많으셨고 언제나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 응원 덕분에 제가 잘 해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 전인지가 의자에 앉아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사진=임민환 기자.
저는 인복(人福)이 많은 것 같아요. 긍정적인 생각을 하다 보니 주변에 다 좋은 사람들이 남는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예전에 팬카페에 '골프는 팀 스포츠'라는 글을 남긴 적이 있어요. 제가 나아가는 데 제 주변 분들이 모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에요.
끝으로 지난해 9월 하늘나라로 가신 저의 롤모델 아놀드 파머 할아버지께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파머 할아버지! 저도 할아버지처럼 훌륭한 골프 선수, 훌륭한 사람이 될게요. 꾸준히 노력하면 저도 언젠가 할아버지처럼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되겠죠?(웃음) 그렇게 되면 더 없이 행복할 것 같네요.
성남=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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