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간판으로 떠오른 차준환(16ㆍ휘문중)이 브라이언 오서(캐나다) 코치와 함께 귀국했다.
지난해 12월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싱글에서 3위를 차지하며 2005~06시즌 김연아(은퇴)의 우승 이후 11년 만에 메달을 획득한 차준환은 대회를 마치고 캐나다에서 훈련했다. 그리고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 장소인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리는 제71회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1일 귀국했다.
차준환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파이널 그랑프리에서 빙질에 적응을 못한 탓에 실수가 많아 굉장히 아쉽고 속상하다”며 “앞으로 더 큰 대회들이 남아있으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캐나다에서 중점을 두고 훈련한 부분에 대해 “점프뿐만 아니라 스케이팅 스킬도 연습했다”며 “점프를 할 때 주춤거린다는 점을 지적 받았다. 점프, 스케이팅 등 각 파트별 전문 코치님들에게 지도를 받고 오서 코치님과 전체 프로그램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피겨에 입문한 차준환은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2015년 12월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랭킹 대회에서는 역대 국내 남자 싱글 최고점인 220.40점을 받아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9월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총점 239.47점을 얻어 우노 쇼마(일본)가 작성한 역대 주니어 최고점(238.27점)을 갈아치우는 등 두각을 나타내며 ‘남자 김연아’로 주목 받았다.
차준환은 이 별명에 대해 “남자 선수인데 ‘남자 김연아’로 불려 부담스럽기도 하다”면서 “순위나 점수에 신경 쓰지 않고 연기할 때 내 것만 보여주자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남자 피겨의 새 역사를 쓰는 것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긴장하지 않고 점프 뛰는 것을 안정화시켜야 한다”고 했다.
김연아의 스승이었던 오서 코치에게 지도를 받는 차준환은 약점으로 지적된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반)과 쿼드러플 살코(공중 4회전)를 마스터하며 한층 더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8년 평창올림픽뿐만 아니라 2022년 베이징올림픽까지 책임질 기대주로 꼽힌다.
오서 코치는 “굉장히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평창올림픽 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직 어린 만큼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차준환 또한 “사실 평창올림픽까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눈 앞에 다가오는 대회가 먼저”라고 현재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그는 올림픽 장소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피겨스케이팅 개장 경기가 열리는 것에 대해 “가보지 않아 특별한 느낌은 없다”면서도 “다른 나라 선수들보다 익숙해질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올림픽 때는 편안한 무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내 팬들 앞에서 실수 없는 연기를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차준환은 3일까지 개인 훈련을 하며 4일부터 강릉 아이스아레나로 옮겨 훈련을 이어간다.
영종도=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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