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대선주자 9명 중 5명이 “제왕적 대통령제 타파가 1순위”

입력
2017.01.02 04:40
0 0

김부겸ㆍ남경필ㆍ박원순ㆍ 손학규ㆍ원희룡

5명 모두 적극적 개헌론자

안희정ㆍ이재명ㆍ유승민ㆍ오세훈은

정치 개혁을 화두로 제시

왼쪽 사진 맨 위부터 오른쪽 방향으로 김부겸, 남경필, 박원순, 손학규, 안희정, 오세훈, 원희룡, 유승민, 이재명. (가나다 순)
왼쪽 사진 맨 위부터 오른쪽 방향으로 김부겸, 남경필, 박원순, 손학규, 안희정, 오세훈, 원희룡, 유승민, 이재명. (가나다 순)

19대 대선을 준비 중인 여야 잠룡 대다수가 ‘제왕적 대통령제’를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정치개혁 과제로 꼽았다. 개헌을 전제해야 한다는 점에서 각자 구체적 해법은 달랐지만, 적어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따른 촛불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에선 문제의식을 같이 했다.

2일 한국일보가 자체 실시한 여야 대선주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2017년의 가장 시급한 정치개혁 과제로 대선주자 9명 중 5명이 ‘제왕적 대통령제’ 타파를 선택했다. 야권에선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이 부분을 지적했으며,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대통령제 개혁을 주장했다. “싱크탱크에서 구체적인 개혁 과제를 아직 연구 중”이라며 설문에 응하지 않은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도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을 줄여야 한다”는 총론에는 동의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11명 중 7명이 현행 대통령제를 어떤 방식으로든 손 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대통령제 개혁을 꼽은 여야 대선주자들은 모두 적극적 개헌론자라는 공통점도 가졌다. 때문에 이들이 제시한 개혁의 방향은 하나 같이 ‘권력구조 재편’을 위한 개헌으로 흘렀다. 박 시장은 구체적으로 ▦대통령의 예산권 및 인사권에 대한 국회의 견제 권한 강화 ▦책임총리제 실시 등을 우선 순위로 뒀고, 김 의원은 ▦지방분권을 통한 견제와 균형 ▦국민발안제 등 직접 민주주의 도입 등을 말했다. 손 전 대표는 ▦합의제 민주주의 ▦독일식 정당명부제 도입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권도 대통령제의 대안으로 개헌을 말했다. 경기도에서 연정을 실험했던 남 지사는 “협치형 대통령제로의 권력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대통령 직선 내각제(다수당 총리가 내각을 구성하고 대통령은 제한된 권한만 행사)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즉각적인 개헌의 위험성을 지적해온 여야 주자들은 평소 소신에 기반한 정치개혁 화두를 던졌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현행 헌법으로도 충분히 분권형 대통령제를 운용할 수 있다”며 “오히려 지역주의와 종북몰이 등을 일삼는 정치 지도자들의 리더십과 철학 부재의 문제가 더 크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개헌이 전제된 대통령제 개혁보다, 민심을 반영하지 못하는 승자독식의 선거제도 개편에 무게를 뒀다.

기존 여권 주자 중 유일하게 원내 인사인 유승민 개혁보수신당(가칭) 의원은 “국회에서 여야 협의로 국민을 위한 입법과 예산 책정을 해야 하는데 그간 전혀 그렇지 못했다”며 ‘정책 없는 정쟁’을 개혁과제로 택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권한만 있고 책임은 없는 정치’를 청산 과제로 꼽으면서 “책임 있는 정치가 이뤄져야 정책 경쟁, 지역주의 타파, 부패방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경제 및 사회 개혁과제에선 여야의 입장 차이가 뚜렷했다. 야권 주자들은 대부분 대기업과 검찰 개혁의 시급성에 동의했다. 반면 기존 여권 주자들은 사회개혁 이슈로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모두 꼽으면서도 경제개혁에 대해선 각자의 해법을 내놓았다. 현행 체제 안에서 ‘수정’을 중시하는 여권과, 체제의 근원적 ‘변혁’을 추구하는 야권의 성향이 그대로 투영된 셈이다.

경제개혁에 있어서 야권은 재벌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문제의식을 명확히 공유했다. 안 지사는 “국가주도형 재벌경제의 시대적 효용은 끝났다”며 “집단소송제와 공정거래법 강화를 통해 재벌의 횡포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재벌의 지배구조 해체와 특혜를 없애 경제적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김 의원은 “재벌개혁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손 전 대표는 “중소기업 성장을 위해 경제시스템을 바꾸고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시행하자”고 제안했다. 경제개혁 과제로 ‘불공정 경쟁’을 선택한 이 시장도 “재벌 독점과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해야 한다”며 각론에선 재벌 개혁에 찬성했다.

이전 여권의 선택은 갈렸다. 경제학자 출신인 유 의원은 “가계부채, 저성장ㆍ저투자, 일자리, 청년실업, 재벌개혁 등 열거한 모든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딱히 하나를 고를 수 없다”며 “경제성장과 경제정의가 모두 중요하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일자리 부족과 청년실업’을 꼽았고 원 지사는 ‘불공정 경쟁’을, 오 전 시장은 “투자와 성장이 있어야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며 ‘투자 부진과 저성장’을 골랐다.

사회분야에선 기존 여권 주자 4명 모두 ‘저출산 고령화’를 꼽았다. 원 지사는 “인구 감소는 국가적 재앙”이라고 지적했고 유 의원은 “일자리, 교육, 노동 등 모든 분야의 문제를 저출산에 포커스를 맞춰 국가적 과제로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도 “경제력 기반 마련, 국가 존립을 위해서 저출산 고령화 문제 해결이 가장 필요하다”고 했다. ‘모병제’를 강력히 주장해온 남 지사는 “우리나라 군대를 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대안이 모병제인데 2023년이면 대한민국 인구 절벽이 현실화된다”며 “저출산 고령화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야권은 안 지사와 박 시장, 이 시장 모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의 즉각 신설과 검사장 직선제를 주장하는 등 대체로 검찰 개혁에 무게를 실었다. 이어 손 전 대표와 김 의원은 각각 ‘사회복지망 미비’와 ‘노동빈곤 해소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 등을 선결 개혁 과제로 꼽았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