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청와대 상춘재서 출입기자단 간담회
국회 탄핵 소추안 가결 후 첫 입장 밝혀
"오보로 오보 재생산" 언론에 강한 불만
"진실 언급 없이 필요한 해명만" 지적도
박근혜 대통령은 정유년 첫날인 1일 청와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부인하거나 해명했다.
그는 특히 “오보를 바탕으로 오보가 재생산되고 있다”며 언론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박 대통령이 진실을 털어놓기 보다는, 또 다시 필요한 말만 되풀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지난달 9일 국회 탄핵 소추안 가결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50분 가량 진행된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은 “여러분에게도, 국민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다”면서도 “방송을 보면 너무나 많은 왜곡, 허위를 남발해 종을 잡을 수 없게 됐다”며 삼성 특혜,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 등 의혹들에 대해 반박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연금을 통한 삼성합병 특혜 의혹에 대해 “누구 봐줄 생각 이런 것은 손톱만큼도 없었다” 며 “나를 엮은 것이다”고 단호하게 부인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삼성 합병은 당시 국민적 관심사였고 증권사들도 한 두 군데 빼고 다 합병 해줘야 한다는 의견이었다”며 “(저는) 국민연금이 바로 대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고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것은 국가의 올바른 정책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실체가 드러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자신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의 행적에 대해서는 “대통령으로서 할 일을 다 했다”고 항변했다. 그는“그날 정상적으로 사건이 터졌다는 것을 보고 받으며 계속 체크하고 있었다”며 “전원 구조됐다고 해서 안심했는데 오보였다고 해서 너무 놀랐다. 중앙대책본부에 빨리 가려 했지만 경호실에서 필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고 중대본에서도 무슨 상황이 생겨서 확 떠나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미용시술 의혹에는 “상식적으로도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에서 그에 대해 상세한 내용을 제출해 달라고 해 대리인단을 통해 정리하고 지금도 만들고 있다”며 “헌재에서 재판하게 될 텐데 이번 만큼은 그런 허위가 완전히 걷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비선실세 최순실(60ㆍ수감중)과의 공모 의혹에 대해서도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최씨는 지난 번 밝혔듯이 몇 십 년 된 지인이다”고 최씨와의 인연을 인정하면서도 “지인은 지인일 뿐이다. 국정 철학과 소신을 갖고 국정운영을 했다”고 항변했다. 최씨의 딸 정유라(20)씨의 친구 아버지 회사에 대한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중소기업 지원 차원이지, 누굴 안다고 해서 챙겨준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박 대통령은 김영재 성형외과 원장에 대한 해외 진출 등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실력이 있는데도 기회를 갖지 못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특별히 어떤 데를 도와주고 이득 줘라 한 적이 없다”고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백옥 주사 등 미용주사를 맞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박대통령은 “특히 순방하고 이럴 때는 시차 적응을 못하면서 굉장히 힘들 때가 있어 피로를 회복할 수 있는 영양주사도 놔줄 수가 있다”며 “그걸 큰 죄가 되는 것 같이 한다면 대통령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뭐냐”고 반문했다.
박 대통령은 구속된 광고감독 차은택의 장ㆍ차관 추천 의혹에 대해서도 “새해 인사라도 나누려 자리를 마련했는데 거창하게 기자회견이나 하듯 하는 것도 모양새가 안 좋다”,“누구나 추천을 할 수 있다”며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그러면서 “특검에서 연락이 오면 (수사에)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은미 기자 my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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