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주재 그리스 대사가 자신의 부인과 현직 브라질 경찰이 벌인 치정극 속에서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3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수사당국은 지난달 28일 실종된 키리아코스 아미리디스(59) 그리스 대사가 현직 경찰인 세르지우 고미스 모레이라(29)에 의해 살해됐다고 밝혔다. 모레이라는 대사 아내인 프랑수아지 올리베이라(40)의 정부로, 둘은 수일 전부터 살인을 공모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모레이라로부터 범행을 자백 받은 후 모레이라와 올리베이라를 체포하고 둘을 도와 시체를 운반한 혐의로 모레이라의 사촌도 함께 구금했다.
브라질 경찰은 앞서 28일 올리베이라가 남편이 이틀 전 밤 이후 실종됐다고 신고함에 따라 범죄조직에 의한 납치나 살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 하지만 수사 개시 다음날인 29일 리우 인근의 노바 이과수 지역에서 아미리디스 대사 이름으로 임대된 차량이 불에 탄 채 발견됐으며 차량 속 시신도 대사임이 확인됐다.
브라질 경찰에 따르면 모레이라는 아미리디스 대사가 아내를 폭행해 이를 두고 자신과 대사가 다툰 끝에 자기방어를 위해 대사를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아내 올리베이라가 대사의 재산을 탈취하고 모레이라와 함께 살기 위해 사전에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살해된 아미리디스 대사는 1985년 외교부에 입사, 세르비아와 벨기에 등에서 근무한 후 지난해 1월 브라질 대사로 부임했다.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은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에 직접 서한을 보내 유족과 그리스 국민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고 브라질 언론은 전했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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