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세계 각국 정상에게 새해 인사를 하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빠뜨리고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을 포함했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양국이 건설적ㆍ실용적인 방식으로 다방면의 협력 메커니즘을 회복하는 단계에 들어서고, 세계 무대에서 완전히 새로운 단계의 상호작용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새해 인사를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오바마 정부가 지난달 29일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을 이유로 대러 제재를 단행한 가운데, 이에 대한 반발로 현직 대통령 대신 오는 20일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에 친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크렘린궁이 발표한 푸틴 대통령의 새해인사 대상자 명단에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이 들어있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반 총장 후임인 안토니우 구테헤스 전 포르투갈 총리도 들어 있고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니콜라스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등 퇴임 정상까지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미국의 해킹 관련 러시아 제재에 유감을 표시하는 성명에 살짝 언급하는 식으로 오바마 대통령에 ‘약식’ 새해 인사를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오바마 정부가 임기를 이런 방식으로 마무리해서 유감이지만, 어쨌거나 오바마 대통령과 그의 가족에게 나의 새해 인사를 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때도 “연말연시 인사를 트럼프 당선인과 미국 국민에게도 보낸다”고 덧붙여 트럼프를 빠뜨리지 않았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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