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조산하·사불범정·마부위침…
문재인 등 야권 사자성어 제시
분열된 여권 조용한 새해맞이
유승민·오세훈 등 메시지 생략
정치권은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맞는 2017년 정유년(丁酉年) 새해에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대선주자들은 신년사를 통해 ‘미니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30일 신년사에서 “2017년은 정치가 진정으로 국민들의 목소리에 답할 때”라며 “무너진 상식을 복원하고 피폐한 민생을 되살리고 민주ㆍ평화ㆍ복지의 대원칙을 재천명하는 한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지난해 우리 사회는 상식과 원칙ㆍ정도를 벗어난 수많은 일들로 몸살을 앓았다”면서 박근혜 정부에 일침을 놓았다.
야권 잠룡들은 사자성어로 수권의지를 다졌다. 유력 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나라를 다시 만든다는 뜻의 ‘재조산하(再造山河)’를 꼽았다.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함락 소식에 망연자실한 영의정 류성룡에게 이순신 장군이 전한 글이다. “민심을 돌아오게 해야 한다. 그 전까진 우리 모두 죽을 자격도 없다”면서 죽음을 불사한 개혁을 강조했던 이순신 장군의 의지를 계승하겠단 의도로 보인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반칙과 특권, 불공정과 불공평의 적폐를 청산하고 기회가 공평하고 정의로운 ‘공정국가’를 건설하는 원년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사불범정(邪不犯正)’을 제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7년 지금 세계는 다시 대한민국과 서울을 주목하고 있다. 이제 ‘한강의 기적’을 넘어 ‘광화문의 기적’을 이어가야 한다”며, 혁고정신(革故鼎新)’을, 안희정 충남지사는 “국민의 공분을 새 대한민국을 만드는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민주주의(民主主義)’를 새해 사자성어로 내놨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마부위침(磨斧爲針)’으로 국난극복의 의지를 강조했고,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는 ‘국태민안(國泰民安)’으로 국가와 국민의 평안을 기원했다.
여권 주자들은 여권 분열로 시계제로에 빠진 시국을 감안, ‘조용한 새해’를 맞이하는 분위기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2017년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를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면서 “‘대한민국 리빌딩’의 원년으로 만들자”고 말했다. 유승민 개혁보수신당(가칭)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은 따로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