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누적 수익률은 0%대로
은행권 성적표는 훨씬 안 좋아
대내외 증시ㆍ채권 약세 직격탄
‘시즌2’ 도입돼도 주목 힘들 듯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수익률이 바닥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추락하고 있다. 3개월 평균 수익률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돈을 넣으면 손실을 보는 구조가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세제혜택 2배 확대ㆍ중도인출 허용 등 개선 방안을 넣은 ‘ISA 시즌2’를 도입해 시들해진 ISA 인기를 되살리겠다는 일각의 움직임도 이런 수익률에서는 효과를 기대하긴 힘들다는 지적이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출시 3개월이 지난 26개 금융사의 201개 모델포트폴리오(MP)의 3개월 수익률(8월31일~11월30일)은 평균 -1.22%로 추락했다. 앞서 10월 말 첫 마이너스(-0.13%)를 기록하며 우려를 낳은 ISA 수익률이 한달 만에 1%포인트 넘게 더 하락한 것이다.
권역별로 봐도 은행 MP의 수익률(-1.24%)과 증권사 MP 수익률(-1.21%)이 모두 안 좋았다. MP별 최고 수익률은 고작 1.96%에 불과했고, 최저 수익률은 -5.27%까지 추락했다. 10월말 최고(2.13%)와 최저(-3.83%)보다 모두 악화된 것이다.
ISA 전체 누적 수익률도 이제 0%대로 주저앉았다. 3월 중순 출시 이후 11월 말까지 전체 ISA 누적 수익률은 0.50%에 불과했다. 8월 말 1.84%, 9월 말 1.83%, 10월 말 1.52% 등 조금씩 내리막을 걷다 지난 달엔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이다. 특히 은행권 수익률은 11월 말 처음으로 마이너스(-0.22%) 전환됐다. 73개 MP 중 절반이 넘는 41개 MP의 누적 수익률이 마이너스일 정도다. 증권사 128개 MP 누적 수익률은 0.91%로 아직 플러스이지만 수수료 등을 감안하면 이 또한 수익이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금투협은 “외부요인 탓”이라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고위험 MP나 채권 투자 비중이 큰 저위험 MP 모두 대내외 증시와 채권수익률 약세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이다. 코스피 3개월 수익률이 9월말 5.74%에서 10월 말 -0.08%, 11월말 -3.01%로 하락했고, 한국자산평가(KAP) 종합채권지수 역시 9월 말 0.39%, 10월 말 -1.15%, 11월 말 -2.26%로 악화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ISA가 수익보다는 손실을 걱정해야 할 ‘애물단지’가 되면서 ‘시즌2’가 도입되더라도 큰 관심을 끌지 못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국회에는 현재 200만원인 ISA의 비과세 혜택을 400만원까지 늘리고 만 60세 이상 가입자는 소득증빙 없이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융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로 실질 수익률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는 ISA 제도는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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