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 정보로 주식을 팔아 손실을 회피한 최은영(54) 전 한진해운(현 유수홀딩스) 회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 부장)은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최 전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그는 한진해운이 채권단공동관리(자율협약) 신청을 발표하기 직전인 올해 4월 6~20일 관련 정보를 입수하고 두 딸과 함께 보유 중이던 자사 주식 97만주(약 27억원)를 전량 내다 팔아 10억여원의 손실을 피한 혐의를 받아 왔다. 한진해운 이사회는 이틀 뒤 삼일회계법인 실사와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자율협약 신청을 결정했고 이후 주가는 급락했다.
검찰은 지난 5월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으로부터 사건을 패스트트랙(조기 사건이첩) 제도로 넘겨받아 최 전 회장 사무실과 자택, 삼일회계법인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법원은 그러나 검찰이 청구한 최 전 회장의 사전구속영장을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고 기각했다.
검찰은 최 전 회장 두 딸과 주식매각 직전 그와 통화한 안경태(62) 삼일회계법인 회장에 대해선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남부지검 관계자는 “딸들의 계좌는 최 전 회장이 관리했고, 안 회장은 채권관리 차원에서 정보를 전달해 무혐의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 전 회장이 사별한 남편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에게서 물려 받은 200억원 상당의 재산을 페이퍼컴퍼니로 빼돌려 상속세를 내지 않은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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