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초기 지지율 60%대 회복
‘진주만 퍼포먼스’가 상승 견인차
트럼프 등 회담 추진 추가 여력도
野 지지율은 추락… 10% 밑돌아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지지율이 ‘진주만 퍼포먼스’를 거치며 다시 고점을 찍고 있다. 지지율 판세로 내각의 운명이 결정되는 일본에서 아베는 2차 집권초기인 2013년의 60%중반대로 다시 부상하는 분위기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이 28~29일 실시해 3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 지지율은 63%로 앞서 2~4일 조사의 59%에서 4%포인트 상승했다. 2014년 9월의 64% 이후 요미우리 조사에선 가장 높은 수치다. 다만 조사 기간 중 이마무라 마사히로(今村雅弘) 부흥장관(28일)과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장관(29일) 등 주요 각료들이 야스쿠니(靖國)신사에 참배하면서 한국 및 중국이 강하게 반발한 점은 결과에 일부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지지율은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같은 기간 실시한 조사에서도 크게 상승했다. 지난달의 58%보다 6%포인트 상승한 64%로, 2013년 10월 이후로는 3년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아베의 진주만 방문이 지지율 상승의 견인차로 풀이되고 있다.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이달 초ㆍ중순 때만해도 다소 주춤했다. NHK의 9~11일 조사에선 전달보다 5%포인트 하락한 50%였다. 이후 일본 매스컴에 연일 미일간 역사화해 이벤트가 뒤덮이면서 아베의 화려한 외교활동이 적극 부각됐고 지지율도 상승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진주만에서 ‘부전(不戰)의 맹세’를 강조한 아베의 연설에 대해 요미우리 조사의 83%가 긍정평가를 내렸다. 닛케이 조사에서도 진주만 방문의 긍정적 반응이 84%나 됐고 부정적 평가는 9%뿐이었다. 호주 및 동남아시아 방문(1월12~17일), 도널드 트럼프 미 차기 대통령과 회담추진(1월27일쯤) 등 아베의 정상외교가 해를 넘겨 1월에도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베 지지율은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는 전망이다.
반면 야당 지지율은 더욱 추락했다. 아베의 진주만 연설을 제1야당 민진당 지지층의 70%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정당지지율을 보면 요미우리 조사에서 자민당 39%, 민진당 8%, 공명당과 공산당 각각 3% 순이었다. 닛케이 조사도 자민당이 44%, 무당파층 31%, 민진당 7% 등이었다.
다만 여론조사 내용을 뜯어보면 내치부문에선 일본 국민의 평가가 인색했다. 한편에서 지지율 상승이 단기효과에 그칠 것이란 반론이 나오는 이유다. 요미우리 조사에서 카지노해금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66%로 긍정평가(25%)보다 두 배 넘게 높았다. 닛케이 조사에서도 카지노 해금 반대가 63%, 찬성은 26%였고, 연금지급액을 줄이는 개정연금법에 대해서도 55%가 반대해 찬성(32%)을 압도했다. 특히 미군의 신형수송기 오스프리의 일본 배치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61%로 두드러졌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이 비영리단체 언론NPO와 진행한 ‘제2차 아베 정권 4년간 실적평가’에서 외교안보는 5점 만점 중 3,4점으로 3년 연속 최고점이었지만 ‘경제살리기’는 0.1점 하락한 2.7점으로 가장 낮았다. 때문에 아베의 지지율 유지는 신년 초부터 불투명한 ‘대 트럼프 외교’성과 여부, 전환점을 맞고 있는 아베노믹스 등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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