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서 처음 만나 함께 투숙한 여성의 나체를 몰래 찍어 카카오톡으로 친구들에게 전송한 30대 회사원이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우희 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대기업 직원 A(31)씨에게 징역 10월, 성폭력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하고 법정 구속했다.
A씨는 지난 4월 서울 강남의 한 라운지바에서 처음 만난 B(24)씨와 인근 모텔에 함께 투숙했다가 잠든 B씨의 나체를 휴대폰 카메라로 5차례 촬영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친구들에게 전송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지난해 12월에도 채팅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알게 된 20대 여성과 모텔에 갔다가 여성이 잠든 사이 나체를 8차례 촬영해 친구에게 보내기도 했다.
이 판사는 “A씨의 행위는 순간적이고 우발적인 동기에 의한 게 아니라 여성을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자기 과시와 성적 유희의 대상으로만 보는 비뚤어진 사고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사진에는 피해자 얼굴까지 그대로 드러나 있는데다 무한 복제와 재생산이 가능한 디지털 정보의 특성 때문에 피해자들은 자신의 수치스러운 사진이 어딘가 유포돼 돌아다니고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지니고 영원히 살 수밖에 없게 됐다”며 징역형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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