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주도한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휴전협정이 29일 자정(현지시간ㆍ한국시간 30일 오전 7시)를 기해 발효됐다. 외신들은 일부 충돌이 있었지만 양측이 대체로 휴전을 준수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시리아 내전을 모니터링 중인 영국 소재 시민단체 시리아인권감시단(SOHR)은 휴전 직후 시리아 전역의 충돌이 잠잠해졌다고 전했다. 산발적인 충돌은 여전했지만 휴전을 붕괴시킬 정도는 아니었다. SOHR에 따르면 일부 남부지역에는 자정을 넘긴 후에도 총성이 울렸고 반군 점령지인 이들리브주와 정부군 점령지인 하마주 경계 지역에서도 무력 충돌이 있었다. 라미 압델라흐만 SOHR 대표는 AFP통신에 “소규모 반군과 무장한 정부 충성세력이 자신들의 존재의의를 지우는 휴전협정을 붕괴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분쟁을 일으킨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단 극단주의 무장집단 이슬람국가(IS)와 구(舊) 알누스라전선인 ‘파테알샴’등은 지난 몇 차례 휴전처럼 이번에도 테러 단체로 분류돼 휴전협정에서 제외됐다. 러시아 공군은 30일에도 IS 점령지에 대한 폭격을 지속했다.
이번 휴전협정은 러시아가 주도했고 터키가 합의하면서 성사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평화협정이 지속된다면 다음달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측과 반군이 평화협상을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규모가 6만명 이상인 시리아 반군이 모두 휴전협정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시리아 정부는 휴전을 환영하며 “전쟁에 정치적 해법을 도출할 기회”라는 입장을 전했다. 러시아를 경계하는 시리아 반군 역시 일단 휴전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반군을 실질적으로 대표하는 연합체 자유시리아군(FSA)의 오사마 아부자이드 법률자문인은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휴전을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파레스 알바유시 FSA 장군은 로이터통신에 “이번 휴전은 새로운 외교흐름이 있기에 진지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구는 러시아가 주도한 휴전을 의심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평화협정을 주도하던 스테판 데 미스투라 유엔 시리아특사는 휴전이 “생산적인 대화로 이어지길 바란다”면서도 자신들이 중재하는 평화협상을 내년에도 지속할 것이라 희망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를 의식한 듯 “카자흐스탄 회담은 어디까지나 유엔 회담의 보조적 역할”이라며 “원한다면 (반군 지원 측인) 미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ㆍ카타르 등도 회담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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