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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경제불안에 대형사건 도미노… 박스피ㆍ개미 악몽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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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경제불안에 대형사건 도미노… 박스피ㆍ개미 악몽 되풀이

입력
2016.12.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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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0선 터치 물거품으로

주식거래시간 30분 연장에도

거래량ㆍ대금 작년보다 줄어

삼성전자 45.2% 급등에도

코스피는 평균 3.2% 상승 그쳐

개성공단 중단ㆍ브렉시트 이어

트럼프 당선ㆍ탄핵 정국까지

개인투자자 쓴잔에 이탈 가속

29일 오후 부산 한국거래소 본사에서 열린 증권, 파생상품시장 폐장식. 왼쪽부터 박인호 경제살리기시민연대 상임의장, 한기원 부산시 투자특보,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차승민 국제신문 사장,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 <한국거래소 제공>
29일 오후 부산 한국거래소 본사에서 열린 증권, 파생상품시장 폐장식. 왼쪽부터 박인호 경제살리기시민연대 상임의장, 한기원 부산시 투자특보,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차승민 국제신문 사장,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 <한국거래소 제공>

2016년 주식시장이 29일 마지막 거래를 끝으로 폐장했다. 올해도 국내 증시는 국내외 경제불안에 발목 잡힌 채 염원했던 ‘레벨 업’을 이루지 못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각종 사고에 투자자들은 불안에 떨었고, ‘개미’들의 악몽은 올해도 이어졌다. 올 증시의 주요 특징을 키워드로 돌아본다.

박스피

코스피는 올해도 박스피(박스+코스피)의 오명을 벗지 못했다. 이날 코스피 종가는 2,026.46에 그쳤다. 연중 최고치(9월 29일 2,068.72)와 최저치(2월12일 1,835.28)의 차이는 233.44포인트에 불과했다. 2012년 이후 벌써 5년째 한해 코스피 격차가 200포인트대를 넘지 못하는 박스권 증시다. 특히 올해 코스피는 2,100선도 한번 넘지 못했다. 한국거래소가 증시 활성화를 위해 지난 8월 주식거래 시간을 30분 연장했음에도, 일평균 거래대금(-15.5%), 거래량(-17.1%) 모두 작년보다 되레 줄어드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빈익빈 부익부

시가총액은 처음 1,300조원대(1,308조원)로 올라섰지만 올해 코스피는 3.2% 상승에 그쳤다. 러시아(50.4%), 브라질(37.9%) 등 신흥국(평균 6.0%)은 물론, 미국(13.8%), 영국(13.8%) 등 선진증시(5.8%)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나마도 올해 45.2%나 급등한 ‘대장주’ 삼성전자 덕이었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반면 성장주 중심의 코스닥은 경기 불안심리에 더 휘둘리며 1년새 7.5%나 뒷걸음쳤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에 엔터주가 속한 오락ㆍ문화주는 29.3%나 폭락했다.

지뢰밭

증시의 발목을 잡는 대형 사고가 연중 빈발했다. 올 거래 첫날(1월4일)부터 중국 증시 폭락으로 코스피는 2.17%나 빠졌다. 북한의 4차 핵실험에 정부가 개성공단 운영 중단이라는 초강경책으로 맞서자 2월11일엔 2.9% 급락하기도 했다. 6월 24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결정 소식에 코스피는 올해 최고 충격(3.1% 하락)을 겪었다. 한미약품이 8,000억원대 기술수출 해약 사실을 늦게 알리는 늑장 공시 쇼크(9월30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 7 리콜(10월11일)로 코스피는 각각 1.2%씩 빠졌다. 아무도 예상 못한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11월 9일) 역시 코스피를 2.3% 주저앉히는 충격이었다.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은 가뜩이나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더욱 냉각시키고 있다.

개미지옥

번번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등 ‘선수’들에게 뒤통수를 맞았던 개미들은 올해도 쓴잔을 들이켜야 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유가증권 시장에서 8조6,062억원을 순매도했다. 벌써 8년째 이어지는 ‘엑소더스’ 행렬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 이후 순매도 규모는 무려 42조3,000억원에 달한다. 주식만 사면 주가가 떨어지는 ‘개미 필패’도 여전했다. LG화학, 한국전력, 한미약품 등 개인이 많이 산 10대 종목의 올해 수익률은 평균 -12%대다. 반면 기관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수익률은 무려 30%에 육박하고, 외국인도 13%대의 수익률을 거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박스권을 깨는 계기가 형성되지 않는 한 개인 투자자의 증시 이탈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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