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김종 전 차관이 주도한 대한체육회 통합 과정에서 비협조적인 가맹 단체들에 예산 지원을 중단하거나 삭감하는 식으로 압력을 행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른바 ‘체육계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JTBC는 29일 문체부가 김 전 차관 주도 하에 비협조적인 경기단체 명단을 작성해 해당 단체에 예산 지원을 끊으라는 공문을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에 보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작성된 이 공문에는 각 단체들이 체육회 통합 일정을 제대로 따랐는지를 O, X로 표시하고 늦춘 단체에는 인건비를 반납하라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한국 스포츠의 엘리트 스포츠를 관장하는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을 주관하는 국민생활체육회는 지난 3월 통합됐고 이후 체육회 산하 종목별단체와 시도체육단체도 통합을 추진했는데 이 과정에서 비협조적인 단체들이 문체부로부터 불이익을 받았다는 정황이다.
JTBC에 따르면 지난 8월 전남 영광에서 열린 아시아수상스키선수권대회는 당초 문체부에서 예산 지원을 약속 받았지만 개막 직전 예산 전액이 삭감됐다. 대한수상스키협회는 결국 빚을 내 대회를 치렀다. 수상스키협회는 체육회 통합 작업에 소극적이었던 단체 중 하나로 알려졌다.
또한 통합 정책에 문제제기를 했던 일부 체육회 간부들은 승진이 됐다가 취소되는 일도 있었다고 JTBC는 전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