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클릭 이 사람 이규문 대구 성서경찰서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클릭 이 사람 이규문 대구 성서경찰서장

입력
2016.12.29 17:19
0 0

"아무리 좋은 법도 '법'대로만 하면 악법"

대구ㆍ경북 최초 경무관 경찰서장

이규문 대구 성서경찰서장. 김민규기자 witekmg@hankookilbo.com
이규문 대구 성서경찰서장. 김민규기자 witekmg@hankookilbo.com

"아무리 좋은 법도 '법'대로만 하면 악법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 12일 대구ㆍ경북 최초의 경무관급 서장으로 부임한 이규문(51ㆍ사진) 대구 성서경찰서장. 그는 원칙과 융통성이 조화를 이루는 경찰서비스 제공으로 주민들로부터 사랑 받는 경찰상을 세우겠다고 피력했다.

경찰서장은 일반적으로 총경이 대부분이다. 경찰청은 하나의 기초자치단체에 2개 이상의 경찰서가 있을 경우 치안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대외적인 대표성 확보 등을 위해 일부 중심경찰서에 경무관급을 임명하고 있다. 이 서장도 달서구 내에 있는 달서, 성서 2개 경찰서 중 달서구 대표 경찰서장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그의 지론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것이다. "경찰 간부가 현장을 모른 채 지휘한다면 수사가 난항을 겪는 정도가 아니라 조직 전체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유독 수사와 형사 분야에 관심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경찰간부가 평생 수사만 해 온 베테랑급 형사들과 '탁상공론이나 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고 호흡을 잘 맞추려면 누구보다 현장을 잘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꽉 막혔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원칙론자로도 유명하다. 아무리 친한 친구나 친척이 '청탁'을 하더라도 외면한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에도 부정청탁이 만연한 게 현실인 오늘날 이 서장의 처신이 돋보이는 이유다.

그렇다고 이 서장이 피도 눈물도 없이 원칙만 따지는 간부는 더더욱 아니다. “법 집행에 융통성을 두는 일은 절대 없다"는 그는 “원칙대로 하되 인간적인 면모는 잃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20여 년 전, 자신이 맡아 사기사건으로 구속시켰던 여성에게 매일 등에 업고 등하교를 시켜야 하는 딸이 있다는 듣고 나서부터다. 아무리 딱해도 범법자를 봐 줄 수는 없는 법. 그 여성의 딸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복지시설에서 돌봐 줄 수 있도록 주선했다. "사건이 원만하게 해결돼 풀려난 여성이 딸을 업고 찾아와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느낀 게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 서장은 성서경찰서장 부임 후 '아버지 같은 치안서비스'를 강조한다. 경찰이 단지 법 집행만 하던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아버지처럼 주민들의 든든한 방패막이가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부임 후 1명의 경찰관이 1일 7명의 주민을 만나 애로사항을 듣고 조치결과를 통보하는 '117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그는 "117서비스 등이 정착되기 위해선 직원들의 협조와 부서간 업무공조, 그리고 소통이 필수적"이라며 "직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하나하나 실천하고, 범인 검거율이 높다고 자랑하지 않고 범죄발생률을 낮추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규문 서장은 경찰대 4기로 1988년 경위로 임관했다. 지난해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사건’과 2008년 고속도로 초등생 인질강도사건 등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