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탄생의 주역인 한스 티트마이어 전 독일중앙은행(분데스방크) 총재가 지난 27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5세.
분데스방크는 28일 성명을 통해 티트마이어 사망 소식을 전하며 “고인은 목표에 따라 명확하고 굳건하게 행동한 탁월한 총재였다”라고 평가했다. 사망 원인과 장소 등 자세한 사항은 언급하지 않았다. 1931년 독일 서부 메텔렌에서 출생한 티트마이어는 가톨릭 신학을 공부하다 경제학으로 전공을 바꿔 쾰른 대학에서 박사학위(1961년)를 받았다. 1962년 서독 경제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뒤 재무차관(1982~1989)을 거쳐 1990년 분데스방크 이사, 부총재 등으로 재직했다.
1993년 10월 분데스방크 제5대 총재에 오른 고인은 1999년 8월까지 약 6년간 재임하면서 유럽 단일 통화를 도입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을 출범시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유로화는 그의 임기 종료를 앞둔 1999년 1월 공식 출범했다. 2010년 그리스발 경제 위기가 유럽 각국으로 번지면서 유로화의 신뢰가 흔들릴 때도 유로권의 단결을 호소했다.
고인은 또 독일 경제와 마르크화(독일의 옛 화폐단위) 안정에 진력해 ‘마르크의 마지막 수호자’라는 별명도 얻었다. 독일 정부가 1997년 중앙은행 보유금의 재평가 차액을 재정적자를 메우는 데 사용하려 하자 이를 단호히 거부한 일화는 유명하다. 중앙은행이 정치 간섭에서 벗어나 독립성을 지키고 통화 가치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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