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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수험생, 아버지에게 간 기증

입력
2016.12.2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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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 드릴 수 있어 오히려 행복”

‘승무원 꿈’ 장은소양, 수능시험 직후 수술

딸의 간을 이식받아 건강을 회복한 정성기(오른쪽)씨가 병상에서 딸이 보낸 손편지를 아내와 함께 읽으며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 제공
딸의 간을 이식받아 건강을 회복한 정성기(오른쪽)씨가 병상에서 딸이 보낸 손편지를 아내와 함께 읽으며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 제공

“엄마는 지병이 있고, 언니는 저보다 몸이 작고 약하니 아버지를 위해 간을 기증하는 건 당연히 제가 해야죠. 사랑하는 아버지께 제 몸의 일부를 드릴 수 있어 오히려 행복합니다.” 수능시험 직후 아버지에게 간 일부를 기증한 여학생의 가족사랑 이야기다.

고3인 장은소(18)양은 수능 준비를 하던 중 아버지 장성기(48)씨가 간암으로 얼마 살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B형 간염을 앓고 있던 장씨는 간경화를 거쳐 간암이 악화해 11월부턴 간기능을 거의 상실, 급히 간이식을 받아야만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장양은 간 기증을 결심했다. 두렵거나 슬프기보다는 자신이 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했다. 수능시험 전 간기증 적합확인 절차를 마쳤고, 시험이 끝난 뒤인 지난 2일 이식수술을 했다.

계명대 동산병원 간담췌외과 강구정, 김태석 교수와 이식혈관외과 김형태 교수는 11시간에 걸친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장양은 지난 16일, 아버지는 29일 각각 퇴원했다.

장씨는 “수술 후 눈을 뜨자마자 제 몸보다 딸 걱정부터 앞섰어요. 망설이지도 않고 아빠를 위해 간을 떼 준 딸이 안쓰러워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항공사 승무원이 희망인 장양은 평소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집안에서도 사랑을 독차지할 정도로 재간둥이로 알려졌다.

장씨는 “1.8㎏으로 작게 태어난 딸이지만 누구보다 큰 용기와 사랑을 가진 딸”이라며 건강한 새해가 되기를 다짐했다. 퇴원 후 딸과 여행을 하고 싶다는 장씨는 장기기증을 기다리는 많은 환자들이 끝까지 삶의 희망을 잃지 않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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