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러시아ㆍ대 이스라엘 관계, 환경ㆍ의료정책 등 미국의 나아갈 바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신(新)ㆍ구(舊) 대통령 사이의 평판 경쟁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판정승을 거뒀다. 미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존경하는 인물’ 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앞선 것이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28일 성인 1,028명을 상대로 벌인 ‘존경하는 미국 남성이 누구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22%가 오바마 대통령을 지목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15% 지지를 얻어 2위에 올랐고, 프란치스코 교황(4%)과 지난 대선에서 아웃사이더 돌풍을 일으킨 버니 샌더스(버몬트ㆍ2%) 상원의원이 각각 3위와 4위를 기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조사 결과는 미국 일반시민들이 차기 권력자인 트럼프보다 오바마 대통령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2008년 당선인 시절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제치고 1위에 올랐던 오바마 대통령이 8년 뒤 트럼프 당선인과의 경쟁에서 앞섰다고 소개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갤럽이 1948년 이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현직 대통령이 1위에 오른 적은 59회, 전직 혹은 차기 대통령이 1위가 된 적은 2008년과 1967, 68년 등 4회다.
오바마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에 두 개의 권력이 존재하는 것처럼 대립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가 유엔에서 이스라엘 규탄 결의안을 용인한 것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이 트위터를 통해 강력 비난하는가 하면, 오바마 대통령은 환경ㆍ석유개발 부분에서 새로운 규제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한편 갤럽의 존경하는 인물 조사 여성 부문에서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에게 패배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1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그의 지지율은 12%였다. 2위에는 대통령 영부인 미셸 오바마(8%) 여사가 올랐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유명 토크쇼 진행자인 오프라 윈프리가 각각 3%의 지지율로 공동 3위로 나타났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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