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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여중사, 백혈병 어린이 위해 4년째 모발 기증

입력
2016.12.2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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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25㎝ 이상… 염색ㆍ퍼머 못해

해병 1사단 천예옥 중사. 백혈병으로 머리가 빠진 어린이들을 위해 지난 4년간 머리카락을 잘라 기증했다. 해병 1사단 제공.
해병 1사단 천예옥 중사. 백혈병으로 머리가 빠진 어린이들을 위해 지난 4년간 머리카락을 잘라 기증했다. 해병 1사단 제공.

해병대 여중사가 백혈병 등 소아암으로 머리가 빠진 어린이들을 위해 4년간 머리카락을 잘라 기증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경북 포항시에 주둔 중이 해병대 1사단 천혜옥(34ㆍ사진) 중사의 얘기다.

그는 지난 2013년부터 한 번에 25㎝ 이상의 모발을 잘라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기증했다. 이렇게 지난 4년간 기증한 모발은 75㎝가 넘는다. 천 중사 등이 기증한 모발은 가발전문 업체에서 가발을 제작, 항암치료 등으로 머리가 빠진 어린이들에게 전달된다.

천 중사는 건강한 머리카락을 유지하기 위해 지난 4년 간 단 한번도 퍼머나 염색조차 하지 않고 생머리를 유지했다. 퍼머 등으로 약품처리 되면 가발 제작을 위한 열처리 과정에서 녹아버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군인 신분으로서 25㎝ 이상 머리를 잘라낼 수 있을 정도로 길게 기른다는 것은 보통정성으론 어림도 없는 일이어서 보는 이를 놀라게 했다.

천 중사는 또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매달 2만원씩, 소년ㆍ소녀가장을 돕는 희망이음교육원에 1만원 등 기부천사라는 사실도 이번에 알려졌다.

그는 “어머니께서 위암으로 투병하다 돌아가셨는데, 우연히 백혈병으로 항암치료를 받는 어린이들이 민머리를 감추려고 모자를 챙겨 쓰는 모습을 보고 머리카락 기부를 결심했다”며 “머리를 길게 길렀다가 잘라야 해 번거롭기도 하지만, 나의 작은 노력이 어린이들에게 큼 힘이 되고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게 되레 감사하다”고 말했다.

천 중사의 머리카락 기증에 영향을 받아 친오빠(36)도 머리를 길러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기부하고 나섰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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