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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끼용 투견’이던 아비게일에 줄 잇는 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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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끼용 투견’이던 아비게일에 줄 잇는 온정

입력
2016.12.2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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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불테리어 믹스견 아비게일은 지난 11월 투견 현장에서 구조됐다. 보닛 포 아비게일(bonnets for Abigail) 페이스북
핏불테리어 믹스견 아비게일은 지난 11월 투견 현장에서 구조됐다. 보닛 포 아비게일(bonnets for Abigail) 페이스북

머리에 큰 리본이 달린 모자를 쓰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개. 그저 사랑스럽고 귀여운 모습이지만 이 개는 사실 투견의 잔인함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동물전문매체 도도에 따르면 세 살 된 핏불테리어 믹스견 아비게일은 지난 11월 초 미국 플로리다 주의 투견 현장에서 구조되어 지역 보호소로 옮겨졌다. 그런데 아비게일의 성격은 투견이라 하기에는 너무 얌전하고 다정했다. 투견업자들은 싸움을 잘 못하거나 이용가치가 없어진 개들을 투견의 싸움본능을 부추기는 미끼견(bait dog)으로 이용하는데, 아비게일도 투견의 훈련 상대였던 것이다.

아비게일이 지역 보호소로 옮겨졌을 당시 모습은 매우 처참했다. 오른쪽 얼굴 한 쪽이 찢겨 없어졌고 귀도 거의 떨어져 나가 있었다. 동물보호단체 ‘러브 이즈 퍼 에버 도그 레스큐’의 활동가 빅토리아 프레이저는 지역 보호소 페이스북에서 아비게일의 모습을 보자마자 망설이지 않고 달려갔다. 한정된 자원으로 운영되는 지역 보호소에서는 심각한 아비게일의 상처를 치료하기란 어려울 거로 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비게일의 상처는 구조되기 1~2주 전에 발생한 것으로 패혈증으로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다.

아비게일은 구조 당시 오른쪽 얼굴과 귀의 살점이 거의 떨어져 나간 상태였다. 펫츠 퍼스트 웰니스 센터(Pets First Wellness Center) 페이스북
아비게일은 구조 당시 오른쪽 얼굴과 귀의 살점이 거의 떨어져 나간 상태였다. 펫츠 퍼스트 웰니스 센터(Pets First Wellness Center) 페이스북

아비게일의 치료를 맡은 동물 병원 직원들은 매일 아비게일의 치료상황을 페이스북에 공유했고, 아비게일의 사연을 들은 많은 사람들이 치료비 모금에 동참했다. 프레이저 씨는 아비게일의 상처를 가려주기 위해 머리띠 형식의 모자를 씌워줬는데 이 모습을 보고 봉사자들이 각양각색의 모자를 떠서 보내줬다. 자신을 위한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서일까. 아비게일은 모자 쓰는 것을 즐겼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아비게일의 상처를 가려주기 위해 머리띠 형식의 모자를 씌워줬다. 러브 이즈 퍼 에버 도그 레스큐(Love is Fur Ever Dog Rescue) 페이스북
사람들은 처음에는 아비게일의 상처를 가려주기 위해 머리띠 형식의 모자를 씌워줬다. 러브 이즈 퍼 에버 도그 레스큐(Love is Fur Ever Dog Rescue) 페이스북

아비게일이 받는 사랑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미끼용 투견으로 쓰이다 구조된 아비게일의 사연이 외신에 소개되면서 이를 안타깝게 여긴 사람들이 세계 곳곳에서 모자와 각종 선물을 보내주기 시작한 것. 그렇게 아비게일이 선물 받은 모자는 현재 50개가 넘고 계속해서 많은 선물이 이어지고 있다.

사람들이 보내준 모자에 둘러싸여 있는 아비게일. 보닛 포 아비게일(bonnets for Abigail) 페이스북
사람들이 보내준 모자에 둘러싸여 있는 아비게일. 보닛 포 아비게일(bonnets for Abigail) 페이스북

프레이저 씨는 “많은 사람들이 아비게일의 소식을 매일 듣고 싶다고 요청한다”며 “아비게일이 사람들의 인간성에 대한 신념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아비게일은 치료를 위해 몇 차례 수술을 더 앞두고 있다. 아비게일의 소식은 페이스북 ‘보닛 포 아비게일’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스타일의 모자를 쓴 아비게일. 보닛 포 아비게일(bonnets for Abigail) 페이스북
다양한 스타일의 모자를 쓴 아비게일. 보닛 포 아비게일(bonnets for Abigail) 페이스북

한송아 동그람이 에디터 badook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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