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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색깔 빼는 보수신당 “법치를 전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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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색깔 빼는 보수신당 “법치를 전면에”

입력
2016.12.2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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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게이트는 법치무시 사건”

윤리위 권한 대폭 강화 검토

경제분야 ‘따뜻한 보수’ 지향

재벌개혁ㆍ법인세는 논의 안돼

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보수신당(가칭) 정강정책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보수신당(가칭) 정강정책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개혁보수신당(가칭)이 “깨끗한 보수, 따뜻한 보수”를 지향하며 새누리당 색깔을 확 빼기로 했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로 무너진 보수의 핵심 가치인 법치주의부터 다시 세우기로 했다. 법치주의 재확립을 정강ㆍ정책의 뼈대로 삼고, 당헌ㆍ당규에는 윤리위원회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기로 했다. 정책의 큰 줄기는 ▦따뜻한 시장경제 ▦튼튼한 안보 ▦정의로운 국가의 3가지로 좁혀져 있다.

개혁보수신당은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첫 정강정책 토론회를 열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김무성 유승민 의원을 포함한 현역 의원 20여명과 원외인사 10여명이 참석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법치주의 원칙을 당헌ㆍ당규에 명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적지 않았다. 김영우 의원은 “최순실 게이트는 법치주의와 국민주권주의를 무시한 사건”이라며 “법치를 다시 세우라는 것이 개혁보수신당이 탄생하게 된 시대정신이다”고 말했다. 다른 중진 의원도 “법치주의가 무너지면서 국민 주권, 사회 정의에 대한 국민불신도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며 “이를 바로잡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강령정책의 실천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당 윤리위원회의 위상과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의 사당(私黨)으로 전락한 새누리당을 반면교사로 삼아, 친정 새누리당과 차별화에 나선 모양새다. 이학재 의원은 “좋은 말만 잔뜩 써놓는다고 되는 게 아니다. 당 운영과 실천에서 차별화가 더 중요하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개혁보수신당 내 노선투쟁의 발화점으로 꼽히는 민생ㆍ복지ㆍ노동 등 경제 분야는 큰 틀에서 ‘따뜻한 보수’를 지향한다는 데로 의견이 모아졌다. 정강정책에 ‘포용 경제’ ‘서민보수’ 등의 개념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과 경제이슈 선점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관심이 집중됐던 재벌개혁ㆍ노동개혁ㆍ법인세 인상 등 현안은 논의되지 않았다. 복지ㆍ증세와 관련해 정통보수 성향 의원들은 증세에 신중한 반면, 개혁보수 성향의 의원들은 복지를 위해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양 측의 입장은 각기 포퓰리즘과 좌클릭 논란으로 이어져 있다. ‘따뜻한 보수’의 내용에 대한 논란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대선을 목전에 두고 창당하는 만큼 외연확장이 필요한 만큼 이에 대한 노선갈등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제원 대변인은 “경제민주화나 포용적 경제와 관련해 재벌개혁을 얘기한다고 해서 진보, 좌클릭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보수의 가치는 정의와 공정ㆍ책임이고, 그러한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좀더 다양한 얘기를 담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도 “복지를 확대하면서 세금을 안 올리겠다고 한다면, 현재 세대가 미래 세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좌클릭이란 비난을 받더라도 경제민주화, 복지정책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과 공조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김무성 전 대표는 사교육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안과 부정ㆍ부패 청산, 비정규직 문제 해소를 위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등을 정강ㆍ정책을 포함시키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의원총회 성격의 토론회인데도 의자 배열부터 원형으로 이뤄졌다”며 “초선이든 6선 의원이든 선수(選手)와 무관하게 자유로운 토론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개혁보수신당은 29일 정강ㆍ정책의 기본방향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첫 만남부터 가시 돋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취임 인사차 방문한 주호영 개혁보수신당 원내대표에게 “(친정 떠난 뒤) 한 달 후에나 찾아오는 게 관례인데 역시 친정을 못 잊는 게 아니냐”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한국 정치가 3류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이 도덕성과 책임감 때문”이라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새누리당 책임을 지적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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