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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귀국 전 목청 높이는 안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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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귀국 전 목청 높이는 안희정

입력
2016.12.2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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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충청권인 반기문을 의식

“반기문은 신의 없는 기회주의”

“문재인, 진보가치 못 내놔”

국민의당에도 “야합 말라”

안희정 충남지사가 28일 광주시청에서 '21세기 새로운 대한민국'이란 주제의 강연을 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안희정 충남지사가 28일 광주시청에서 '21세기 새로운 대한민국'이란 주제의 강연을 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야권 잠룡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내달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을 앞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대권도전 의향을 밝힌 반 총장을 향해 “정치에 기웃거리지 말라”고 공격한 데 이어, 28일 야권의 심장 광주에선 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를 견제했다. 그간 상대후보 비판을 자제했던 것과 달리 각을 세운 쓴 소리가 잦아진 모습이다.

전날부터 1박2일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 중인 안 지사는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문 전 대표는 새로운 시대를 향한 진보의 가치를 속 시원하게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가 진보와 김대중ㆍ노무현 정신을 가장 폭넓게 포용한다면 제가 이길 길이 없지만, 문 전 대표는 현재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당내 대통령후보 경선 방식에 대해선 “우리 모두 합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지지율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문 전 대표가 모든 카드를 받아줘야만 정정당당한 경쟁이 될 수 있고 모두가 승복할 수 있다”고 문 전 대표를 압박했다.

안 지사는 페이스북에 ‘광주선언’이란 글을 올려 “일부 호남 정치인과 국민의당 분들이 얘기하는 제3지대 정계 개편을 반대한다”며 “그것은 문재인이 밉다고 1990년 3당 야합 같은 친노 고립구도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반기문 총장에게 추파를 던지는 것도, (새누리당) 비박계와 합쳐서 뭘 해보자 하는 것도, 그것이 호남의 정신과 무슨 관련이 있는 정치인가”라고 반문했다. 사실상 반 총장과 개혁보수신당 세력과의 연대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국민의당을 겨냥한 발언이다.

앞서 안 지사는 반 총장에 대해 “신의 없는 기회주의 정치와 인생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가 될 수 없다”며 “국민 여러분 속지 마십시오”라고 주장했다. 반 총장이 자신의 유엔 사무총장 선출을 적극 지원해 준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 조문조차 하지 않은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충청 대망론’을 둘러싸고 경쟁관계인 반 총장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내달 중순 귀국 이후 반 총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안 지사도 반사이익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안 지사 측 관계자는 “반 총장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비판한 것이고 문 전 대표의경우 당내 경쟁자로서 가졌던 문제 의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선을 긋고, “조만간 경제ㆍ안전ㆍ안보 등에 대한 정책 등을 통해 안 지사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9월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안보리 회의장 앞에서 북한의 5차 핵실험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9월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안보리 회의장 앞에서 북한의 5차 핵실험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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