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임영진ㆍ임보혁 부사장 연임
KB 임기만료 CEO 3명만 바꿔
하나 본부장 40% 승진ㆍ교체
농협 철저한 성과주의에 무게
연말 신한ㆍKBㆍ하나ㆍNH농협 등 4대 금융지주회사의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이 모두 마무리됐다. 국내외 경제ㆍ금융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각사가 처한 상황에 따라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저마다의 색깔을 입힌 포석을 했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은 ‘안정’, 하나금융은 ‘세대교체’, 그리고 농협금융은 ‘성과주의’에 무게를 실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은 28일 이사회 및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어 임영진, 임보혁 지주 부사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신한은행의 이석근 감사와 서현주, 왕태욱, 최병화, 권재중 등 부행장 4명도 연임됐다. 신한카드ㆍ신한금융투자ㆍ신한생명ㆍ신한데이타시스템 등 계열사 기존 부사장들도 모두 자리를 지켰다. 이날 발표된 계열사 임원진 27명 중 새로 발탁된 인사는 9명에 불과했다.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상무급 인사를 부행장으로 깜짝 발탁하고 부행장보를 1년 만에 부행장으로 승진시키는 파격 인사도 없진 않지만, 큰 틀에서는 ‘안정’을 택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신한 내부 관계자는 “내년 3월 한동우 지주회장과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동시에 바뀌는 상황에서 크게 흔들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윤종규 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의 임기가 내년 11월까지인 KB금융도 과감한 쇄신보다는 지배구조 안정을 위한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KB금융과 국민은행 임원 44명이 발표됐는데, 지주와 은행, 증권 3사 임원을 겸직하는 이들을 늘리면서 계열사 시너지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특히 검증된 이들을 재기용하면서 ‘친정체제’를 강화한 인사였다는 평가다. KB금융은 전날에도 임기가 만료된 계열사 대표이사 7명 중 3명만 교체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교체된 계열사들은 12개 KB금융 계열사 중 규모가 가장 작은 편에 속한다”며 “내년 11월까지 윤 회장 체제를 안정시키기 위한 인사”라고 진단했다.
KEB하나은행의 본부장 40명 중 16명(40%)을 승진ㆍ교체한 하나금융의 인사는 ‘세대교체’로 함축된다. 은행 부행장 3명과 전무 7명까지 포함하면 임원 42%가 승진 인사다. 특히 고졸 출신의 한준성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은 1966년생(만 50세)으로 주로 50년대 후반~60년대 초반생이 즐비한 은행권 부행장 중 가장 젊은 축에 속한다. 하나금융은 젊은 임원들의 약진과 함께 그룹 1개, 본부 5개, 본점 11개를 축소하는 조직 슬림화로 외환은행과의 통합 2년차를 맞아 시너지 극대화에도 힘을 실었다.
앞서 27일 계열사 3곳의 CEO를 교체한 농협금융의 인사는 철저한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했다. 서기봉 농협생명 사장은 농협은행이 금융기관 최초로 계열사 공동플랫폼인 ‘올원뱅크’ 출시와 안착을 주도한 점을 인정받았다. 고태순 농협캐피탈 사장도 2015년부터 캐피탈 부사장(총괄영업본부장)으로 당기순이익을 2배 가량 끌어올리는 등 도약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통상 계열사 대표이사는 내부에서 상무급(부행장급) 인사 중에서 선임했던 틀을 깨고 농협선물 대표이사에는 이성권 농협은행 자금운용부 부장을 파격적으로 발탁하기도 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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