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조, 최순실 여왕 모시듯 재벌가에 소개”
조윤선 “근거 없는 음해, 묵과 못해”법적 대응
지난 4ㆍ13 총선에서 새누리당 서울 서초갑 공천을 놓고 맞붙었던 이혜훈 개혁보수신당(가칭) 의원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또다시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이 의원이 2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장관이 최순실씨를 여왕 모시듯 재벌 사모님들에게 소개했다는 제보가 많다”고 발언하자 조 장관이 발끈하며 법적 대응을 한 것이다.
이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조 장관이 청문회에 나와 최씨를 모른다고 재차 부인하고 있다. 뭐 아는 것이 없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국회에서 (조 장관의) 그런 발언들이 나가고 난 후 (제보)전화를 좀 받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그런데 그 분들은 잃을 게 많아서 (공개적으로) 증언하기 어려운 분들”이라며 제보자 신원은 밝히지 않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자 조 장관이 청와대 정무수석 재임 당시 최씨를 비롯,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인 김장자씨와 마사지센터를 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조 장관은 최씨와의 연관설에 대해 전면 부인해 왔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이 의원의 발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익명 뒤에 숨지 말고 제보자의 실명을 밝혀야 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이어 오후에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조 장관은 ‘이 의원의 발언이 사실이냐’는 곽상도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천 번 만 번 물어봐도 내 대답은 ‘결단코 사실이 아니다’라는 것”이라며 “저는 최순실이라는 사람을 알지도 못하고 한 번도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그는 이어 “저에 대해 근거 없이 음해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법적 조치를 취했고, (지금) 고소장이 접수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과 조 장관은 4ㆍ13 총선을 앞둔 지난해 12월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15분 간격으로 서울 서초갑 출마 선언을 할 정도로 공천 티켓을 놓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인 사이다. 올 3월 치러진 당내 경선에서 이 의원은 근소한 차이로 승리하면서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조 장관은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6개월 뒤 문화부 장관에 발탁돼 화려하게 부활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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