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이 28일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에서 떨어져 나온 개혁보수신당(가칭)에 대해 “박근혜 정권 창출에 기여했고, 정부도 공동으로 운영해 왔지 않냐”며 “그 업보가 간단치 않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탈당만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이 희석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야권 주도의 개혁 입법 움직임에 동참을 압박하려는 취지다.
정 의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보수신당의 성공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신당에 참여한 많은 정치인들이 박 대통령의 허물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알 수 없지만) 당선 되는 데 기여를 했고, 집권여당 (일원)으로 함께 해온 만큼 국민들은 없었던 일로 해주실 것 같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의장실 관계자는 “국민을 위한 새로운 정치에 나선 만큼 진정성 있게 개혁정치에 나서라는 당부”라고 설명했다.
여야의 유력 대권 주자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선 자질 검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의장은 “대통령은 국내 정치나 모든 문제에 아주 정통해야 하는데, 이 분은 10년 동안 국외에 체류하지 않았나”고 반문한 뒤 “지금까지 우리 국민들은 (반 총장에 대해) 자부심만 가졌는데, 검증을 하게 되면 (재임 시 업적 등) 전체적으로 자세하게 평가할 것이다”고 말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 시 혁명밖에 없다고 발언한 데 대해선 “좀 과하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지도자는 헌재의 권위나 국민들의 품격에 걸맞은 말씀을 하는 게 좋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순실씨를 강제 구인하는 법안을 29일 국회 본회의에 직권상정 해달라는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의 요구에, 정 의장은 4개 교섭단체 합의가 원칙이라며 거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심정은 공감하나, 당장은 어렵다”며 “중장기 과제로 놓고 국회법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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