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의원 등 10여곳 압수수색도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 29일 조사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64) 특별검사팀이 금융감독원의 협조를 받아 최순실씨 주변인 40여명의 재산 조사에 착수했다. 독일 사정당국이 최씨 모녀 등의 해외 재산을 8,000억원에서 수조원으로 추정하는 가운데, 특검이 최씨 일당의 국·내외 은닉재산 파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28일 언론브리핑을 통해 “최순실 재산 의혹과 관련해 금감원에 관련자 약 40명에 대한 재산내역 조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망자에 대한 상속인 재산, 외국환거래법 위반 재산, 불공정거래 등을 (금감원에서) 조회하는 게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최씨가 차명을 사용하는 등 불법적으로 외국에 돈을 빼돌린 단서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추려진 40여명 중에는 최씨 언니인 순득씨와 조카 장시호씨는 물론, 최씨와 금융거래를 자주 해 왔던 인물들이 포함됐다. 특검팀은 앞서 최씨에 대한 광범위한 계좌추적으로 최씨와 이들 간 비정상적인 돈의 흐름을 상당부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대변인은 “대통령이 포함됐는지 여부와 40명 선별 기준은 말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앞으로도 금감원은 물론 국세청 등 관계기관과의 공조를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날 ‘비선 진료 의혹’ 수사도 본격 착수해 의혹의 중심인물인 김영재 김영재의원 원장과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의 자택과 관련 병·의원 등 10여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최씨가 단골로 다녔던 차움의원과 최씨 일가 진료를 맡았던 이임순 순천향대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특검팀은 또 박 대통령 뇌물죄 수사와 관련해 청와대 지시로 국민연금공단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을 강요했다는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를 받고 있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긴급체포했다. 특검팀은 29일 문 전 장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한편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을 불러 삼성이 장시호씨가 설립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여원을 지원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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