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벤처기업 수 3만개 훌쩍
평균 69억원으로 총 216조
매출증가율은 한 자릿수로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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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벤처기업이 3만개를 돌파하면서 총 216조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 수 증가에 따라 총 매출액은 재계 2위인 현대자동차그룹(146조원)보다 많았지만, 기업당 매출액 증가율은 6년 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지면서 성장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분석됐다.
28일 중소기업청과 벤처기업협회가 발표한 ‘벤처기업 정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벤처기업 수는 2014년(2만9,910개) 대비 4.5% 증가한 3만1,260개였다. 이들 업체의 매출액 합계는 약 215조9,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재계 1위 삼성의 매출액 300조원 보다는 적지만 2위 현대차보다는 많은 셈이다.
그러나 벤처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69억2,000만원으로 전년(63억8,000만원)보다 8.6%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07년 이후 한 해(2009년 9.9%)를 제외하고 해마다 10~25%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경기침체와 불황의 여파로 벤처기업의 성장세도 둔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매출이 4.7% 감소한 대기업이나 8% 증가한 중소기업보다는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벤처기업의 평균 영업이익은 3억2,000만원, 순이익은 2억2,000만원으로 2014년의 2억8,000만원, 2억원과 비교해 각각 13.6%, 11.1% 증가했다.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기업은 2004년(68개)보다 약 7배 증가한 474개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6개는 매출 1조원을 넘겼다. 코스닥 상장사 1,152개 가운데 벤처기업 출신 업체도 781개로 200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벤처기업 종사자 수는 72만8,000명으로, 전체 산업 종사자의 4.6%였다. 평균 직원 수는 23.3명으로 중소기업(2014년 4.0명)의 5.8배 규모다. 그러나 벤처기업들은 여전히 불공정 거래와 자금 조달, 판로 개척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 납품업체 등과 불공정 거래를 경험한 벤처기업 비율은 전년 대비 0.9%포인트 높아졌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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