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장 섹시한 골퍼가 일본에 온다.”
“미인들이 많기로 유명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단골 홍보대사로 일본의 갤러리를 즐겁게 해줄 것이다.”
최근 일본 언론들이 ‘필드 위 모델’ 안신애(26ㆍ해운대비치 골프앤 리조트)에 대해 쏟아 낸 기사 내용이다.
일본 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진출을 선언한 안신애가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현지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안신애는 JLPGA 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에서 공동 45위를 기록해 내년 시즌 조건부 시드를 얻었다. 일본 언론이 조건부 시드를 받은 한국 골퍼에게 이처럼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KLPGA에서 안신애는 실력 못지 않게 빼어난 외모로 많은 주목을 받곤 했다. 국내의 대표적인 미녀 골퍼로 꼽히는 안신애는 화려한 패션까지 뽐내며 구름 갤러리를 몰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안신애가 외모만 뛰어난 골퍼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안신애는 초등학생 시절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나 뉴질랜드 청소년 국가대표로 출전한 실력파다. 2008년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 안신애는 2009년 우승 없이 KLPGA 신인왕을 차지했고 2010년 2승을 따내며 상금랭킹 3위에 올랐다. 이 때부터 일본에서는 안신애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2011년 일본 골프다이제스트에서는 KLPGA 미녀골퍼 1위로 안신애를 꼽았다.
안신애는 2011년 이후 4년 동안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KLPGA 챔피언십 대회에서 4차 연장 끝에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안신애는 “더 늦어지면 힘들겠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 일본 투어에 도전하게 됐다”며 열도 진출 이유를 설명했다.
이례적으로 일본 언론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안신애이지만 JLPGA에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이보미(28ㆍ노부타그룹)다. 이보미는 지난해 상금으로 2억3,049만엔(약 24억원)을 벌어 국내외에서 활약 중인 한국 남녀 골프 선수를 통틀어 가장 많은 금액을 손에 쥐었다. 올해도 1억7,586만9,764엔(약 18억1,000만원)을 획득해 2년 연속 상금왕에 올랐고 일본투어 통산 20승을 거두면서 KLPGA 영구 시드권도 따냈다. 여기에 이보미가 ‘스마일 퀸’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일본에서 최고 스타 대접을 받는 것도 안신애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안신애가 이보미의 인기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성과가 뒷받침돼야만 한다. 지난해 화려하게 부활한 것처럼 일본 프로 무대에서도 날아오른다면 이보미와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KLPGA 관계자는 “안신애는 국내에서 꾸준하게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선수이지만 오히려 외모에 가려 실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일본 골프 팬들은 외모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실력과 인성, 매너까지 두루두루 꼼꼼하게 체크하는 만큼 안신애가 한국에서와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일본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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