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고액ㆍ상습 관세 체납자 명단 공개
재벌가 등 유력인사들과 장기간 미술품을 거래하며 대기업 비자금 조성 등에 깊숙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 온 유명 화랑 서미갤러리가 거액의 관세를 제때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28일 관세 고액ㆍ상습체납자 166명(법인 포함)의 명단을 관세청 홈페이지, 관보, 세관 게시판 등을 통해 공개했다. 공개 대상자가 납부하지 않은 관세 체납액은 총 2,850억원으로 1인당 17억원 꼴이다.
공개된 명단에 따르면 갤러리서미(서미갤러리)가 14억100만원의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서미갤러리는 가구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가격을 저가로 신고해 관세를 포탈, 추징세액을 납부해야 했지만 이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위치한 서미갤러리는 대표 홍송원(63)씨가 동양그룹 사태 때 고가 미술품 빼돌리기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또 삼성그룹 비자금사건 당시 입길에 오른 유명 화가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대표작 ‘행복한 눈물’ 역시 여기서 거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명단에 오른 개인 가운데는 농산물 수입업체 강서물산의 문세영(58) 대표의 체납액(139억원)이 가장 많았다. 법인 중 최고 체납액(133억원)은 수입주류를 저가 신고해 관세를 포탈한 세나무역이 차지했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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