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시공 막는 공동도급제 도입
근로자 적정임금 지급 의무화
안전사고 땐 하도급업체도 제재
서울시가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하도급자 불공정 행위를 없애고, 건설근로자의 저 임금이 부실공사로 이어지지 않도록 적정임금을 보장한다. 또 부실공사를 예방하기 위해 주계약자 공동도급제 적용을 강화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건설업 혁신 3불(不) 대책’을 28일 공개했다. 3불(不)은 하도급 불(不)공정, 근로자 불(不)안, 부(不)실공사다.
우선 시는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가 도급ㆍ하도급 관계가 아닌 동등한 계약당사자 지위에서 발주자와 공동 입찰ㆍ계약하는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를 100% 적용한다. 공동도급제가 시행되면 하도급제와 달리 현장에서 직접시공을 담당하는 전문건설업체가 적정 공사비를 확보할 수 있어 부실시공과 산재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현재 법령이 정한대로 2억~100억원 규모의 건설공사는 물론, 내년 7월부터는 100억원 이상 공사로도 확대를 추진한다.
시는 또 업체가 건설근로자에게 시중노임단가(건설 직종별 평균임금) 이상의 적정임금을 지급하도록 의무화한다. 이를 위해 업체가 시 발주 건설공사 참여 때 건설근로자에게 시중노임단가 이상을 지급할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서울시 공사계약 특수조건’을 개정, 내년 7월부터 전면 시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안전모 착용, 낙하물 방지망 설치 등 기본수칙을 지키지 않아 안전사고를 유발한 하도급 업체를 5년간 시 발주 건설공사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제재하기 위한 근거조항을 마련한다. 그 동안은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계약 당사자인 원도급 업체에만 벌점을 부과하고 입찰참가를 제한했지만 하도급 업체는 법령 등에 근거조항이 없어 제재를 하지 못했다.
한편 시는 이 같은 대책의 실행 여부를 시스템으로 관리ㆍ강화할 방침이다. 국토부 등과 ‘하도급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불법 하도급 계약ㆍ건설근로자의 근로내역ㆍ임금지급 등을 관리한다.
박원순 시장은 “오랜 관행으로 굳어진 수직ㆍ종속적 하도급 체계를 수평ㆍ협력적 체계로 바꿔 건설현장에서의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안전불감증이 사라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