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과 일터가 멀어 자동차로 출퇴근을 하려면 주차할 곳 확보하기도, 주차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 주차장에는 시간당 주차요금과 비교하면 매우 저렴한 일일 주차, 월 주차 요금제가 있지만, 직무상 이동이 잦은 경우라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월급 빼고는 다 오르는 시절, 단 몇 푼이라도 아껴보기 위해 ‘예약’하면 ‘할인'이 된다는 주차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찾아봤다. 모두의주차장(모두컴퍼니), 파크히어(카카오), 파킹박(와이즈모바일), 아이파킹(파킹클라우드) 등이 검색 순위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일단 모두 설치했다. 1주일 간 구석구석 꼼꼼히 살펴보고 장단점을 비교해 봤다.
모든 서비스가 공통적으로 내 주변 혹은 내가 지정한 지역 주변 주차장을 보여준다. 무료 주차장 안내를 비롯해, 지정한 시간의 가격을 지도에 표시해주며, 가격을 누르면 그 주차장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가 뜬다. 위치와 전화번호, 시간당 가격은 기본이고, 주차 가능한 차종부터 결제 방식까지 상세하게 안내되어 있다. 앱에서 주차장 예약 및 결제도 가능하다.
회원가입 시스템
모든 앱이 회원 가입을 하지 않아도 주차장 정보 보기는 가능하다. 주차장 예약을 위해 결제를 진행하려면 회원 가입을 해야 한다. 파크히어만 회원 가입 없이 예약 및 결제가 가능하다. 회원에 가입하면 주차권 및 영수증 보관, 결제 정보 저장 등이 가능한데, 개인 정보가 저장되는 걸 원치 않는다면 가입하지 않고도 모든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회원 가입 방식은 이미 가입되어 있는 다른 서비스와 연동하거나 이메일 인증을 거쳐 진행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파크히어는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계정을 이용하거나 이메일 인증을 통해 가입할 수 있고, 모두의주차장은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이메일 가입 시엔 휴대폰 인증 방식을 사용한다. 파킹박 역시 페이스북, 카카오톡, 그리고 네이버 계정으로 가입 가능하며 이메일 주소로도 가입할 수 있다. 아이파킹만 유일하게 다른 계정과 연동없이 4단계의 가입 절차를 밟아야 한다.
지도 화면 및 검색 시스템
파크히어의 경우 제휴되어 있는 추천 주차장만 지도에서 바로 가격이 보인다. 다른 주차장은 ‘i’라고 표시된 아이콘을 눌러야 가격 정보가 뜬다. 최저가 주차장을 찾기에는 불편하지만, 목적지가 명확한 경우나 파크히어 할인 주차장을 이용한다면 오히려 정보가 적어 한눈에 들어온다.
모두의주차장, 파킹박, 아이파킹 등 3개의 앱은 모두 주변 주차장 가격이 바로 지도 위에 표시된다. 주차장 이용 가격 외에 카페나 식당을 이용하면 무료 주차가 가능한 곳도 아이콘으로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표시되어 있다. 지도에 모든 가격 정보를 표기하면서도 가장 깔끔한 인터페이스는 모두의주차장이다. 파킹박은 신용카드 무료주차 혜택까지 표시되는 등 가장 많은 정보를 보여준다.
주차장 검색 - 서울역/ 홍대입구역/ 강남역
목적지로 서울역, 홍대입구역, 강남역을 검색했다. 앱에서 자랑하는 할인, 예약 및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앱 제휴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목적지 반경 500m 내에서 파크히어는 서울역 5곳, 홍대입구역 4곳, 강남역 2곳의 제휴 주차장을 찾을 수 있었다. 모두의 주차장은 홍대입구역 1곳, 파킹박과 아이파킹은 서울역 1곳이 전부다.
서울역 근처 와이즈타워 주차장의 경우 2시간 1만1,000원, 일주차 3만원이지만, 파크히어를 이용하면 2시간 이상인 경우 시간에 상관없이 1만1,000원에 이용 가능하다. 모두의주차장과 파킹박에서는 이 주차장이 검색은 되지만 혜택이 없고, 아이파킹에서는 주차장 검색이 되지 않았다. 홍대입구역 근처 와이즈파크는 파크히어와 모두의주차장은 일주차 5,500원 제휴가 되어 있으나, 다른 두 앱은 제공되지 않는다.
사용 후기
◇파크히어 = 카카오의 힘 일까, 가장 많은 제휴 업체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제휴 주차장이 제일 싼 곳은 아니다. 제휴한 업체 중 파격적인 할인이 있을 때가 있다. 반드시 주차 시간을 정해야 하는 예약제다. 2시간 이하는 예약이 되지 않으며, 대체로 1~2시간 주차요금이 일일 요금으로 적용되는 수준이라 실제 주차시간보다 넉넉하게 예약해도 요금은 같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약하면 자리는 확실히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장시간 주차 시 할인이 크고 예약 및 결제가 편리하다. 그러나 2시간 이하 단시간 주차는 혜택이 없고, 제휴 주차장 외에 최저가 주차장을 찾기는 어렵다.
◇모두의주차장 = 공유경제를 실현한 앱. 서울시와 협력하여 거주자우선 주차구역을 공유주차장으로 사용한다. 자신의 거주자우선 주차구역을 등록해서 사용하지 않는 시간대에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타인이 사용하고 지불한 주차요금이 시청에 내는 거주자우선 주차구역 사용 금액에서 차감된다. 공유주차장과 제휴주차장은 앱에서 결제가 가능하다. 주차 정보 정리가 깔끔하게 잘 돼 있다. 주차할 시간을 지정하면 시간당 요금이 아닌 총 주차요금이 지도에 표시된다. 최저가 주차장을 찾기에 좋다. 번화가 주변에선 공유주차장을 찾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
◇파킹 박 = 전반적으로 앱 사용 방법이 매우 불편하며, 디자인이 산만하다.(아이폰으로 비교 테스트 진행) 목적지 검색 후 지도 이동은 안되고 목록만 보여 주차장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다. 목적지 주변의 주차장을 한눈에 보고 싶다면, 직접 손으로 드래그해가며 위치를 찾아가야 한다. 인천공항 발렛파킹 서비스와 프리미엄 카드의 무료주차 혜택까지 지도에 표시해 준다는 게 장점이다. 타임커머스를 활용해 세분화된 주차권을 판매한다고 내세웠지만 정작 제휴된 주차장 수가 부족하다.
◇아이파킹 = 회사에서 내세우는 장점은 하드웨어와 앱 서비스 결합이다. 앱만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차량번호 인식카메라, 스마트 전광판, 차량 차단기 같은 주차장 시스템을 직접 개발 판매한다고 한다. 결제 시스템 도입과 발렛파킹 이용 등이 가능하다. 아이파킹존에서는 입출차가 자동으로 기록되고, 하이패스처럼 등록된 카드로 결제도 가능하다. 단, 그 수가 많지 않아 한계가 명확하다. 제휴 주차장 외의 다른 주차장 정보도 적은 편이다.
앱마다 장단점이 다 달라서 콕 집어 이것을 사용하라고 추천하기는 어렵다. 한 번에 장시간 주차하거나 일일주차가 필요한 경우는 파크히어, 공유 경제를 지지하며 단기간 최저가 주차를 찾는다면 모두의주차장, 내가 가진 신용카드의 무료 주차 혜택까지 비교해서 검색하고 싶다면 파킹박을 추천한다. 자주 이용하는 스타일에 따라 적절한 앱을 선택하여 사용하시길.
박혜연 기자 heye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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