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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포털 빼닮은 실물 지식공장, 네이버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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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포털 빼닮은 실물 지식공장, 네이버 라이브러리

입력
2016.12.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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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러리 1층을 내려다 본 모습.
라이브러리 1층을 내려다 본 모습.

살벌한 찬 바람에 이불 밖이 위험한 요즘, 자연스레 실내에서 즐길거리를 찾게 된다. 경기성남의 정자동에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줄 녹색 공장이 있다. 초대형 IT기업 네이버의 사옥 ‘그린팩토리’다. 더 자세히 말하면 지상 28층 높이 그린팩토리의 1ㆍ2층에 자리한 ‘네이버 라이브러리’의 얘기다.

네이버는 그린팩토리 건설 당시 로비에 무엇을 넣을지 고민했다고 한다. 정보를 담아 제공하는 네이버의 서비스가 지식을 담은 책과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해 도서관을 갖춘 것이 시작이다. 그러고 보니 모양새나 구성물이 매일 아침 스마트폰으로 펼쳐보는 녹색화면과 닮았다. 실물로 펼쳐진 녹색의 지식 공장이다.

도서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고? 독서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누구든지 이곳에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을 찾을 수 있다. IT장서 7,000여 권과 다자인장서 1만 7,000여 권을 갖추고 있어 산업디자인, 예술, 건축, 그래픽, 일러스트 등 관련분야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네이버의 뿌리인 IT나 웹 구상에 영감을 주는 디자인 서적을 구비한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2013년 도서관을 리모델링하면서 매거진(잡지)과 백과사전 코너를 추가한 것은 왜일까? 도서관 관리자는 최신 정보를 갖춘다는 의미에서 매거진을, 더욱 포괄적인 지식을 담는다는 의미에서 백과사전을 구비하게 됐다고 한다.

1층 도서관 입구 맞은 편에는 패션, 요리, 여행, 스포츠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400여 종의 매거진이 꽂혀있다. 거의 매일 업데이트된다. 2층에는 백과사전과 총서 약 1,300권이 모여있다. 백과사전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브리태니커’ 시리즈부터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의 이해’, ‘아웃도어북스’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총서는 물론 출판사 마로니에북스의 ‘죽기 전에 ~ 해야 할 1001가지’ 같은 인기 시리즈도 있다. 일상에서 편히 이용하는 네이버 지식백과에 반영된 책들도 이 곳에 모여있다. 지식포털 네이버의 실제 버전이다. 관심사가 무엇이든 웹서핑하듯 정보의 바다에 푹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1층에 구비된 디자인 관련 서적.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건축ㆍ인테리어, 산업디자인ㆍUX, 예술, 그래픽.
1층에 구비된 디자인 관련 서적.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건축ㆍ인테리어, 산업디자인ㆍUX, 예술, 그래픽.
2층에 구비된 총서류. 오른쪽 아래는 ‘커뮤니케이션이해’ 총서 시리즈.
2층에 구비된 총서류. 오른쪽 아래는 ‘커뮤니케이션이해’ 총서 시리즈.
총서류에 꽂힌 ‘유네스코 세계고대문명’과 ‘세계자연유산’. IT, 디자인 분야 외에도 다양한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다.
총서류에 꽂힌 ‘유네스코 세계고대문명’과 ‘세계자연유산’. IT, 디자인 분야 외에도 다양한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다.
1층 매거진 서고에서 볼 수 있는 패션, 건강 종류 잡지. 생활ㆍ육아, 문화, 경제ㆍ경영, 여행ㆍ여가, 자동차ㆍ기술ㆍ과학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1층 매거진 서고에서 볼 수 있는 패션, 건강 종류 잡지. 생활ㆍ육아, 문화, 경제ㆍ경영, 여행ㆍ여가, 자동차ㆍ기술ㆍ과학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온라인 백과사전 ‘네이버 지식백과’의 내용을 직접 손으로 넘겨가며 볼 수 있다.
국내 최대의 온라인 백과사전 ‘네이버 지식백과’의 내용을 직접 손으로 넘겨가며 볼 수 있다.

관리자는 아무래도 IT, 디자인 전문 도서관이다 보니 인문, 철학 등의 주제를 깊게 파고들기는 어려울 것이라 했다. 대신 한 주제에 대해 분야를 가리지 않고 통합적으로 바라보기엔 좋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한 방문자는 문인이자 화가, 건축가인 일제강점기 지식인 이상을 연구하러 매일 이곳을 찾는다. 회화, 철학, 문학 등 다분야에서 방대한 자료들을 갖추고 있어 복합적인 연구가 가능한 점이 장점이란다.

내부는 일반적인 도서관도, 북카페도 아니다. 숨 죽인 듯 조용하지도, 옹기종기 모여 앉는 공간도 아니다. 창의성은 천장의 높이와 비례한다고 했던가. 높은 천장, 널찍한 통유리창, 편안한 좌석을 갖추고 있다. 네이버가 형성한 이미지에 맞게 곳곳에 녹색이 배치된 것도 매력이다. 1층 책장의 윗면에 라임스킨 화초를 활용해 녹지를 조성했으며 곳곳에 화분을 놓아 신선한 느낌을 준다. 답답한 공간은 단 1㎡도 허락하지 않았다.

네이버의 이미지를 담은 녹색 인테리어.
네이버의 이미지를 담은 녹색 인테리어.
시원하게 시야가 트인 1층 열람 좌석
시원하게 시야가 트인 1층 열람 좌석
2층의 안락한 좌석, 좀 더 편안한 여러 종류의 좌석들이 마련돼 있다.
2층의 안락한 좌석, 좀 더 편안한 여러 종류의 좌석들이 마련돼 있다.
매거진을 읽을 수 있는 공간.
매거진을 읽을 수 있는 공간.

덕분에 독서가 목적이 아닌, 간단한 개인작업이나 휴식을 위해 찾는 이들도 더러 있다. 외국인학교 졸업 후 대학입학을 준비 중인 A(18)씨는 입시정보를 찾고 자기소개서 작성을 위해 요즘 매일 이곳을 찾는다. 입장할 때 IT나 디자인과 관계 없는 자료는 따로 보관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간단히 노트북과 공책 한 두 권만 들고 들어와 고민한다.

다만 네이버 측은 개인학습을 위한 독서실이 아닌, 좋은 책을 접하고 영감을 얻어갈 수 있는 도서관의 모습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스터디카페처럼 오랜 시간 개인적인 공부를 하기엔 적합하지 않다. 평소 대학생 이용자가 많지만 시험기간이 되면 그 수가 줄어드는 이유다. 하루 평균 200~300명이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건너편 매거진이 꽂힌 휴식공간엔 물품 휴대 제한이 없어 더욱 많은 이들이 편히 이용 중이다.

도서관 곳곳에선 상생을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수시로 서고를 정리하는 이들은 지역의 어른들이다. 메신저 ‘라인’의 캐릭터를 비롯한 각종 네이버 브랜드 상품과 함께 음료를 판매하는 1층 카페는 발달장애인들의 손길을 빌려 운영된다. 2층에는 ‘Special user Experience Box – 장벽 없는 웹을 경험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시력장애나 운동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네이버를 이용하는 방식을 체험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편리한 공간이 되고자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시력자를 위한 네이버 서비스를 체험하는 공간.
저시력자를 위한 네이버 서비스를 체험하는 공간.
저시력자를 위한 네이버 서비스를 체험하는 공간, 체험후기.
저시력자를 위한 네이버 서비스를 체험하는 공간, 체험후기.

라이브러리는 매월 둘째, 넷째 주 월요일을 정기휴관일로 정하고 있으며, 유동적인 사항이 있을 시 홈페이지(http://library.navercorp.com)는 물론 네이버포스트 ‘네이버라이브러리’와 페이스북페이지 ‘NAVER LIBRARY’에서 안내하고 있다. 도서 검색 또한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니 미리 확인 가능하다. 평일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말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소장 도서는 안에서만 볼 수 있고 대여는 불가능하다. 따로 입장료를 받지는 않지만 신분증이 필요하다.

민준호 인턴기자(서울대 사회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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