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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야구장 충전재 밀어주기 드러나

입력
2016.12.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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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가 건립 중인 유소년 전용 야구장 ‘화성드림파크’의 조감도. 화성시청 제공
경기 화성시가 건립 중인 유소년 전용 야구장 ‘화성드림파크’의 조감도. 화성시청 제공

경기 화성시가 국제 유소년야구장에 쓰일 충전재(充塡材) 15억 원어치를 특정업체와 수의계약을 맺고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계약은 해당 품목의 조달우수제품 자격박탈 단 하루 전에 이뤄졌다. 충전재는 인조잔디의 탄성을 높여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는데도, 시는 이 제품 구입 뒤 10억여 원을 들여 탄성 패드(Pad)를 별도 시공 중이다.

27일 화성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10월26일 A사와 화성드림파크 인조잔디 충전재 구매 계약을 맺었다. 수의계약을 통해 15억4,000만 원어치의 왕겨 충전재를 구입하는 내용이었다. 드림파크는 화성시가 424억 원을 들여 우정읍 매향리 320-2일대 옛 미군사격장 터 24만2,689㎡에 짓고 있는 국제 유소년야구장이다.

시는 왕겨 충전재가 친환경 제품인데다 조달우수제품으로 지정된 것이어서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국가 및 지방계약법은 조달우수제품에 대해선 수의계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충전재의 조달우수제품 지정은 계약일 다음날인 10월27일 이미 만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의계약 요건이 끝나기 불과 하루 전 A사를 밀어준 셈이다. 조달우수제품으로 지정된 충전재를 보유한 업체는 A사 말고도 더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왕겨 충전재를 사들인 화성시는 현재 10억6,600만원을 추가로 들여 탄성패드를 야구장 바닥에 미리 깔고 있다. 충격흡수를 통해 어린 선수들의 부상을 막고 경기력을 높이겠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시는 충전재 선택에 앞서 다른 제품들과 비교실험을 의뢰하면서는 충격흡수율 정도를 배제했었다. 시는 지난 5월 50만여 원을 들여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에 고무ㆍ황토ㆍ왕겨 등 3가지 소재 제품의 시험성적을 맡겼다. 당시 기준은 유해성분 검출 여부 등이었고, 인조잔디에 충전재를 쓰는 가장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인 충격흡수율 테스트는 하지 않았다.

화성시 관계자는 “충전재에 대한 시험성적을 의뢰할 때는 한국리틀야구연맹 간부 등이 충격흡수율을 테스트할 필요가 없다 했었다”며 “탄성패드 시공은 어린이들이 시합하는 경기장을 감안, 충격흡수율을 더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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