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학습 효율적 방법 등 담아
애플이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을 위해 ‘비밀주의’노선을 포기하고 처음으로 AI 연구보고서를 공개했다. 경쟁업체에 비해 뒤처진 애플이 뛰어난 AI 개발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자사의 개발 성과를 처음으로 공개한 것이다.
2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애플은 22일 처음으로 AI 연구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AI의 이미지 인식 능력을 성장시키는 딥러닝(자가학습)을 더 효과적으로 진행하는 방법을 담고 있다.
본래 이미지 인식 AI는 사전 정보와 그 정보에 맞춰 컴퓨터가 제작하는 합성이미지를 결합, 이미지의 의미를 파악하는 자가학습을 하게 돼 있다. 현실 사진으로 딥러닝을 하게 되면 인간이 사전에 사진의 의미를 일일이 작성해야 하므로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컴퓨터의 합성이미지가 현실 사진 속 사물과 가깝지 않기 때문에 현실 사진을 인식하는 데는 AI의 능력이 뒤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번에 애플이 공개한 보고서는 이 합성이미지를 현실 속 사진에 더욱 가까운 형태로 제작해 이미지 인식 AI가 현실 사진을 인식하는 능력을 더 고도화할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이 기술은 컴퓨터 영상 작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브스는 보고서 내용보다 애플이 AI 보고서를 공개하게 된 배경이 더 주목된다고 전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6일 자체개발 AI기술에 관해 고수해 오던 오랜 ‘비밀주의’를 깨고 보고서를 공개 발행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이로부터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서둘러 보고서를 공개한 것은 비밀주의의 탈피를 확실시한 것이라고 포브스는 분석했다. AI 개발 경쟁자인 페이스북과 구글이 AI 알고리즘을 공개하면서 발전 속도를 급격히 높여가는 반면 애플은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다.
첨단기술전문매체 엔가젯은 “AI 기술을 공개하길 꺼리는 애플의 태도가 자신의 개발 성과를 공개하고 싶어하는 뛰어난 AI 개발자를 채용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애플이 다른 IT업체에 비해 AI개발에 뒤처지고 말았다”며 “이번 보고서 공개가 애플의 비밀주의를 완전히 해소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자율주행차량이나 시리(음성인식 AI) 등 AI 관련 프로젝트의 개발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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