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지구 화재 계기로 서문시장 전체를 명품시장 재건축 방안 추진
주차장은 지하 4층 규모, 기존 주차빌딩은 광장으로
전국 3대 전통시장의 하나인 대구 서문시장을 대수술하는 청사진이 제시됐다. 대구시는 1922년 개설 이래 20여 차례나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한 서문시장을 화재위험에서 지켜내고 명품 전통시장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한달 전 화재가 발생한 4지구와 인근 상가를 포함한 서문시장 전체를 재건축, 복합개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서문시장 상인들과 복합개발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며 “국비 지원 등을 받아 화재로부터 안전하고, 명성에도 걸맞는 명품 전통시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4지구만 재건축하는 것은 서문시장을 화재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항구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며 “11년 전 화재 후 새로 건축된 2지구를 제외하고, 1지구와 아진상가, 동산상가, 5지구, 건해산물상가 등을 4지구와 함께 복합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문시장 지하공간도 4층까지 주차장으로 개발하고, 현 주차빌딩은 허물고 광장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시는 이를위해 중구청과 서문시장 상인 등과 복합개발 방안을 협의할 방침이다.
서문시장 상가연합회 측은 이에대해 “서문시장 개발에 대한 논의는 항상 있었고, 이번 4지구 화재를 계기로 전 지구를 대상으로 복합개발하자는 안이 제시돼 실현가능성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오전 2시8분 서문시장 4지구에서 화재가 발생, 점포 679곳을 모두 태우고 59시간 만인 이달 2일 오후 1시8분에 진화됐다.
서문시장은 1922년 일제 강점기때 조성된 전통시장으로 대지면적 3만4,944㎡, 연면적 9만3,070㎡(주차빌딩 제외)에 총점포수는 4,600여 개다. 이곳에는 불에 잘 타는 원단과 의류 등을 취급하는 점포가 밀집해있는데다 노점상들이 통로를 막고 있어 유사시 초동진화가 어려운 구조적 취약점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1952년, 60년, 61년, 67년에도 큰불이 나 시장 전체가 탔고, 1975년 4지구 전소, 96년 2지구, 97년 2지구 남쪽 건어물상가, 2005년 2지구가 화마에 휩싸이는 등 화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4지구 대체상가로 지정된 베네시움에는 관리인 지정 문제 등으로 내년 1월에는 입주가 힘들 전망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서문시장이 잦은 화마로 잿더미가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명실상부한 명품 전통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전체를 복합개발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윤희정기자 yooni@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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