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원 집 담보로 매달 수령액
60세 가입자 8만7000원 줄고
70세 8만원, 80세 4만2000원↓
주택을 담보로 평생 또는 일정 기간 매달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역모기지) 월 수령액이 내년 2월 이후 신규 가입자부터 기존보다 평균 3.2%가 줄어든다. 6년 내리 월 수령액이 줄어드는데다, 특히 내년의 하락폭은 역대 최대치다. 소득이 부족한 60세 이상 주택 보유자들에게 안정적 수입을 얻도록 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주택연금이 해를 거듭할수록 매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주택금융공사(주금공)는 내년 2월 가입자부터 일반주택 대상 주택연금 월 지급금을 기존보다 평균 3.2% 줄인다고 27일 밝혔다. 기존 가입자는 가입 당시 약정한 금액이 유지된다.
이번 개정안은 연금 가입 연령이 낮을수록 하락폭이 커지는 구조다. 실제 60세의 경우 주택가격에 상관 없이 월 지급금은 기존보다 7.7%나 깎인다. 70세는 4.9%, 80세는 1.7%가 줄어든다. 반면 90세 가입자는 월 수령액이 기존보다 2.6% 늘어난다.
이에 따라 지금은 만 60세 가입자가 5억원 집을 담보로 연금을 받을 경우 사망할 때까지 매달 113만6,000원을 받지만, 내년 2월 이후 60세 신규 가입자는 8만7,000원이 깎인 104만9,000원을 받는다. 같은 가격의 집을 담보로 했을 때 70세 가입자의 수령액은 162만원에서 154만원으로 8만원 감소하며, 80세 가입자는 4만2,000원 줄어든 240만7,000원을 받게 된다. 주택연금 대상이 9억원 주택까지임을 감안하면, 60세 가입자의 경우 지금(204만5,000원)보다 18만5,000원이 줄어든다. 연간으로 따지면 수령액이 222만원 줄어드는 것이다. 결국 80세 이하인 주택보유자가 주택연금에 가입하려면 내년 1월31일 이전에 서둘러 해야 한다.
월 지급금 삭감은 이제 연례행사가 됐다. 2007년 도입 이후 5년 동안 월 지급금을 줄이지 않았던 주택연금은 2012년 처음으로 3.1%를 줄이더니 2013년 2.8%, 2014년 0.6%, 2015년 1.5%에 이어 올해도 1.9%를 깎았다. 내년까지 합하면 6년 연속 하락이다. 가입 연령과 주택 가격이 동일하다는 전제로 2012년 2월 이전 가입자가 월 100만원을 받았다면 내년 2월 이후 가입자는 월 87만5,000원 가량만 받게 되는 셈이다.
주택연금 가입을 독려하는 정부의 방침과는 정 반대로 가입 인센티브는 갈수록 줄어드는 것인데, 정작 월 지급액 감소 원인과 감소 폭에 대한 뚜렷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 주금공은 주택가격상승률, 가입자의 생존율, 연금산정이자율 변동 등을 반영해 매년 주택연금 월 지급금을 재산정한다. 주금공은 “외부용역을 통해 주요 변수를 재산정한 결과, 주택가격상승률이 기존 예측치보다 낮아졌다”고만 밝혔다. 사상 최대의 하락폭이 산정된 이유에 대해서는 “집값이 오를 여지가 없다는 것 아니겠느냐”며 “외부용역 세부사항은 밝히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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