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재생사업 2018년까지
빈 주택을 셰어하우스로 개조
공동체 회복ㆍ청년 주거 해결
“셰어하우스(공유주택)의 핵심은 공동부엌, 거실 같은 공동 공간이죠. ‘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고 유지해나가는 것이 성공의 열쇠입니다.”
지난 22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정문 앞 옛 지하보도에 위치한 창작놀이센터. 일명 ‘독수리아지트’로 불리는 강의실에는 강사의 설명을 하나라도 놓칠 새라 진지하게 경청하고 메모하는 수강생들로 가득 찼다. 구청이 청년주거 공간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한 특강에 참석한 신촌지역 청년과 주민들이다. 이날 강사로 나선 사회적기업 두꺼비하우징의 이주원 대표는 “청년 1인 가구의 비중이 큰 신촌지역은 공유주택에 대한 관심이 다른 지역보다 높다”면서 “‘비어있는 집’을 리모델링 해 ‘함께 하는 집’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청년 주거 문제와 공동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대 상권에 밀려 활기를 잃은 신촌에 청년 공간과 공동체 문화를 되살리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서대문구가 청년들을 위한 문화, 주거공간을 조성하는 신촌하우스재생사업에 발벗고 나섰고, 지역 주민과 청년들은 각종 협력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신촌하우스재생사업은 대학생과 사회초년생들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내년까지 20억5,900만원으로 원스톱 복합문화공간 ‘문화발전소’를 짓고, 창천문화공원에는 25억 원을 투입, 2018년까지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800㎡ 규모로 청년 문화창업 활동 공간인 ‘청년문화전진기지’를 만든다. 특히 신촌 연세로에 위치한 신촌ㆍ홍대입구ㆍ합정 창조밸리에는 29억5,000만원을 조성해 주거와 창업을 연계한 공간을 만든다. 청년 창업가들의 정주 기반을 마련하고 공동체 문화를 지원해 신촌의 자생력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공간을 새로 만드는 것 외에도 임대인과 청년들의 연계를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 ‘착한 부동산’을 만들어 교류를 돕고, 건물주들이 새로운 주거 유형과 임대관리방식을 알고 적용해 공실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구와 협력사업을 진행하는 임영지 민달팽이유니언 위원장은 “새로운 주거ㆍ문화 공간에 대한 청년들과 건물주들의 의지와 열망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면서 “그 동력이 유지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실현될 수 있도록 사업 추진 단계에서부터 구와 주민, 청년들이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고시를 앞두고 있는 신촌하우스재생사업은 244억이 투입되는 신촌 도시재생활성회 계획의 일부로, 2018년까지 진행된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자치구에서도 지역의 풀뿌리 단체와 협력해 빈 주택을 활용해 공유주택을 만드는 등 사례가 축적되고 있다”면서 “이런 사례를 발굴하고 확산시키기 위해 사회적 기업, 청년 조직을 지원하고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ㆍ사진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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