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박집ㆍ횟집 등 예약취소 쇄도
경북대종 타종ㆍ호미곶해맞이 취소
안동 김천 영천 등에서도 취소사태
조류 인플루엔자 여파로 해맞이행사가 취소되자 지역 상인들이 울상이다. 특히 포항 영덕 등지의 숙박업소와 횟집 등엔 취소 방침이 알려진 27일 저녁부터 예약취소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대보리 주민들에 따르면 일대 민박집들은 26일 오후 늦게 ‘축제가 취소됐다’는 소식에 예약 취소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대보리 120가구 가운데 호미곶면에 정식 등록된 민박업체는 18곳이며, 연말연시에는 40~50가구가 민박손님을 받고 있다. 이들 민박집은 연말연시에 한해 1박에 10만 원 가량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항 남구 호미곶면 상인 김모(60)씨는 “해맞이 축제 때만 민박을 하는 이웃 가운데 벌써 서너 집이 ‘취소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며 “가뜩이나 경기도 좋지 않은데 이 지역 유일의 반짝 특수인 해돋이 행사마저 취소돼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인접한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일대 상인과 어민들도 마찬가지다. 횟집 등 식당과 가게가 밀집한 구룡포읍은 해마다 연말연시면 일출을 지켜본 관광객들이 차량 정체를 피해 기다리는 동안 특수를 누려왔다. 지난해 해맞이 축제 때는 사상 최대인 31만 명이 몰려 구룡포 일대의 과메기와 대게 판매 식당을 물론 모리국수집 등 유명 음식점까지 2시간 넘게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포항 남구 구룡포읍 어민 김모씨(57)씨는 “작년 호미곶 해맞이 행사 때 구룡포에 많은 관광객이 몰렸기 때문에 올해도 큰 기대를 했는데 축제가 취소돼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다”며 “겨울은 구룡포를 대표하는 특산품인 과메기와 대게 시즌이라 잔뜩 준비했는데 사람들이 많이 안 오면 어쩌나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영덕군 강구면 등도 제야의 종 타종행사 등이 취소돼 일출 관광객이 줄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는 분위기다. 한 민박업소 관계자는 “바닷가 펜션 등은 행사에 별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소규모 민박집 등은 아무래도 영향이 없을 수 없다”며 “AI확산 방지를 위한 것이라니 어디 항의도 못하겠고 속앓이만 한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이 같은 행사 취소에도 불구하고 순수한 일출관광객은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2011년 구제역으로 일부 행사를 취소했는데 10만 명 이상 호미곶을 찾았다”며 “관광객 대부분이 축제보다는 해돋이를 보기 위한 경우가 많아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지난 26일 저녁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행사 때 각각 10만 명, 31만 명이 찾은 경북대종 타종행사와 해맞이행사를 전격 취소했다. 경북도는 제야의 종 행사를 전면 취소했고, 포항시도 떡국나누기 등 축제행사는 모두 취소한 채 일반 관광객들 위한 교통소통만 지원할 방침이다. 행사 취소에도 불구하고 찾을 관광객들에 의한 AI확산 방지를 위해 예방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안동시도 녹전면 녹래리 일출봉에서 열기로 한 2017 일출봉 해맞이 행사와 하회마을에서 열기로 한 해맞이 행사를 경산과 김천은 물론 대구, 경주지역 야생조류에서도 고병원성 AI가 검출됨에 따라 전면 취소했다. 또 당분간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는 자제키로 했다.
경주시도 31일 열 예정이던 신라대종 제야의 종 타종식 행사를 취소했다.
김천시는 최근 지좌동 감천에서 채취한 야생 조류 분변에서 AI가 검출됨에 따라 관내 읍면동에서 크고 작게 열리던 해맞이 행사를 주최측에 자제를 요청하고 시장이 매년 참석하던 고성산 떡국행사도 올해는 하지 않기로 했다.
이밖에 경산시 등 대부분 지차제들이 시 단위 일출행사를 취소했고, 민간단체에 대해서도 자율적으로 취소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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