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회사원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 스크린도어 사고는 기관사의 안전불감증으로 발생한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10월 김포공항역에서 승객 김모(36)씨가 전동차 출입문과 스크린도어 사이에 갇힌 것을 확인하지 않고 차량을 출발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로 서울도시철도공사 소속 기관사 윤모(47)씨와 사고 당시 윤씨와 교신한 관제사 송모(45)씨를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 등은 김포공항역 스크린도어가 노후해 문제가 생길 경우 다른 역과 달리 전동차 출입문과 스크린도어를 수동으로 개폐해야 한다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전동차 문만 열리자 김씨는 스크린도어를 손으로 열려다 양 문 사이에 갇혔고, 윤씨는 그대로 차량을 출발시켰다가 치명상을 야기했다. 관제사 송씨도 출발 후 5m 지점에서 자동시스템이 작동해 열차가 멈췄는데도 “종착역인 방화역에서 문제를 확인하자”고 차량에 지시해 사고를 막지 못했다. 게다가 차량 내부 스피커 음량까지 작아 승객들이 비상전화로 사고를 신고했지만 윤씨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경찰은 감독기관인 서울시에 ▦스크린도어 수동 개폐방법 공유 ▦비상전화 발신 전동차 위치 표시 시스템 구축 ▦비상전화 기관실 내 스피커 보완 등의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