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7승을 거두고 LPGA 투어로 자리를 옮긴 박성현(23ㆍ넵스)은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힌다. 올해 초청 선수로 출전한 LPGA 대회에서 기량을 맘껏 뽐낸 바 있어 전인지에 이어 2년 연속 한국 선수 신인왕 수상도 못 넘을 산은 아니다라는 평가다.
박성현의 신인왕 길목에서 마주칠 주목 받는 신인은 ‘베테랑’ 멜리사 리드(29ㆍ잉글랜드)와 올해 일본 여자오픈에서 메이저대회 최연소 우승을 일군 하타오카 나사(17ㆍ일본)를 꼽을 수 있다.
리드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서 통산 5승을 올린 강자다. 작년 5월에도 터키항공 레이디스 오픈을 제패했고 준우승 한 번을 포함해 6차례나 ‘톱10’에 입상해 상금랭킹 2위를 차지했다. 유럽-미국 여자 골프 대항전에서도 두 번이나 출전했다. 지난 7월 국가대항전 방식으로 치르는 LPGA투어 인터내셔널 크라운에도 유럽 대표로 참가했다.
리드의 장점은 풍부한 경험을 지녔다는 점이다. 코스뿐 아니라 실전을 통해 쌓은 경험은 박성현을 비롯한 다른 신인이 갖추지 못한 것이다.
하타오카는 일본 여자 골프가 주목하는 천재 소녀로 LPGA에서 ‘10대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하타오카는 ‘한국형’ 골프 영재 양성 방식에 따라 성장했다. 골프 특성화 고교를 다니며 학업보다는 골프 기량 향상 등에 더 치중했다. 일본 무대를 거치지 않고 미국 무대에 직행한 점도 남다르다. LPGA 투어 직행을 염두에 두고 미국 주니어 대회에 여러 차례 출전하는 등 미국 코스 적응에 나선 것도 여느 일본 선수와 차이가 난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 리드나 하타오카는 박성현에 한참 못 미친다. 박성현은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보다 한 수 위로 꼽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통산 10승을 거둬들였고 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서도 세 번이나 우승 경쟁을 벌였다. 세계랭킹 10걸에도 이름을 올렸다. 박성현이 제 실력만 발휘한다면 리드나 하타오카를 제치고 신인왕을 차지할 가능성은 아주 높다. 신인왕 경쟁에서 변수는 오직 박성현이 얼마나 빨리, 그리고 얼마나 확실하게 제 실력을 펼치느냐라고 보면 된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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